군인권센터 "육군 5사단서 선임병이 후임에게 폭언·가혹행위"

김휘란 기자 2023. 4. 27. 16:2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육군 5사단 일반전초(GOP)에서 가혹행위가 발생했지만 군이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오늘(27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8월부터 해당 GOP에서 A이병(현재 일병)이 업무에 미숙하다는 이유로 B상병(현재 만기전역)에게 상습적인 폭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B상병은 새로 온 A이병이 처음 접한 업무나 잘 모르는 것이 생겨 질문하면 폭언을 했습니다. 또 B상병은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으면서 A이병이 실수하면 "내가 가르쳐주지 않았느냐"며 화를 냈습니다. B상병은 A이병이 개인정비시간에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행위 등을 문제 삼기도 했습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2022년 육군 제5사단 GOP 가혹행위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해 9월 중순경 A이병은 2주 만에 인수인계를 마치고 단독 근무에 투입됐습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이때도 수시로 욕설이 쏟아졌고, 근무 중 실수가 발견되면 자고 있던 A이병을 깨워 'A이병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고생한다'고 질타했습니다.

결국 선임병들이 A이병의 인수인계 기간을 1주일 늘리고 B상병에게 이를 맡겼습니다. 화가 난 B상병은 의자를 발로 밀치며 "이러면 네 몸이 흔들리는구나", "내가 이러니 화 나느냐" 등 겁박을 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A이병을 비난하며 "너에 대한 기대치는 계속 내려간다"며 가스라이팅을 하거나 일을 시킨 뒤 1분 안에 마무리하라는 둥 부당한 행태를 반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A이병이 이후 B상병을 만날 일이 생기면 공황증세를 느꼈고, 건강하게 입대했던 A이병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6개월 가까이 정신과 병동에 입원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군인권센터는 또 소대장이 이런 상황을 대부분 직접 목격하고도 방관하거나 가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예로 소대장이 근무 시간이 돼 상황실로 들어온 A이병에게 "너 눈치 없어?", "너 표정이 왜 그래? 근무 들어가기 전부터 그런 식으로 표정 지으면 너랑 일할 맛이 나겠냐?" 등 짜증을 냈다고 전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총기를 사용하는 GOP에서 괴롭힘, 가혹행위는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A이병에 대한 방치를 중단하고 피해를 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육군은 해당 사안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습니다.

육군은 "피해 병사의 소속 부대는 지난해 10월경 사안을 인지한 직후 가해 병사를 분리했다"며 "피해 병사가 가해자의 사과와 직책 조정 후 임무 수행을 요청해 가해 병사의 생활관과 보직을 변경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해 11월경 피해 병사 측의 민원을 접수한 후 곧바로 가해 병사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지난 1∼2월 법과 규정에 따라 관련자들을 징계처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현재 피해 병사 측의 고소에 따라 군 수사기관에서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피해 병사가 민간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여건을 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