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NG 사업 전환 핵심”…세계 최초 듀얼 발전소 SK가스 ‘울산GPS’ 가보니

2023. 4. 2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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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LPG 동시 사용 가능…2024년 상업운전 목표
GPS 건설에 1조4000억원 투입
윤병석 사장 “사업 전환에 2조원 투자 계획”
울산 남구에 있는 SK가스의 울산 GPS(Gas Power Solution). [SK가스 제공]

[헤럴드경제(울산)=한영대 기자] “가스에서 무탄소에너지로 전환되는 4차 에너지 혁명은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전환 과정에서 브릿지 역할을 할 에너지가 바로 액화천연가스(LNG)이다.”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은 26일 울산 남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LNG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LNG 등 비즈니스 전환 달성을 위해 2026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가스는 오랫동안 액화석유가스(LPG) 사업을 전개했다. 하지만 LPG 차량 감소 등 LPG 수요가 줄어들자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신사업이 바로 LNG이다. LNG는 탄소 배출이 적어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윤병석 사장은 “LPG와 달리 LNG는 어느덧 (전력 생산 등에 필요한) 국가 필수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며 “비즈니스 전환을 위해 당사가 해온 치열한 준비가 이제 곧 빛을 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NG 사업을 키우고자 SK가스가 설립하는 것이 바로 세계 최초의 LNG·LPG 듀얼 발전소인 울산 GPS(Gas Power Solution)이다.

280만여가구 1년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생산
울산 GPS에 설치된 스팀터빈 발전기. [SK가스 제공]

이날 방문한 14만㎡ 규모의 울산 GPS는 2024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분주히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해 9월 기공식을 진행한 이후 현재까지 공정률은 77.6%이다. GPS 건설에 SK가스가 투자한 금액은 1조4000억원이다.

울산 GPS는 크게 ▷전기를 만드는 가스터빈‧스팀터빈이 설치된 발전 주기기 설비 ▷발전소에서 나온 뜨거운 물을 식혀주는 수처리 설비 ▷액체상태의 LPG를 기화하는 연료공급 설비 ▷생산된 전기를 변전소로 보내는 송수전 설비 등 4개 설비 영역으로 구분돼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단연 발전 주기기 설비였다. 발전 주기기 설비에는 25인승 버스 정도의 크기를 자랑하는 스팀터빈이 설치돼 있었다. 스팀터빈 설치를 위해 필요한 기초 공사를 완료하는 데 약 8개월이 걸렸다. 조승호 울산 GPS 대표이사는 “스팀터빈은 물론 가스터빈 설치를 현재 완료했다. 올해 10월까지 터빈 주위의 주변 설비 설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가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울산 GPS에서 생산되는 연간 전력량은 860만㎿h(메가와트시)이다. 280만여가구가 무려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양이다.

세계 최초 듀얼 발전 가능한 이유는
울산 남구에 있는 SK가스의 울산 GPS(Gas Power Solution). [SK가스 제공]

울산 GPS가 듀얼 발전이 가능한 이유는 SK가스가 보유한 인프라 덕분이다. SK가스는 울산에 27만t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LPG 저장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LNG의 경우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내 1번 탱크를 울산 GPS 전용으로 사용해 저장‧공급할 예정이다. KET는 SK가스가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울산 북항에 건설하고 있는 LNG 터미널이다.

양택희 울산GPS PL은 “지리적 이점 때문에 LNG, LPG 저장소에서 울산 GPS 간 거리는 약 3㎞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울산 GPS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다. LNG 가격이 비쌀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LPG를 활용해 발전하고, LPG 가격이 상승할 때는 LNG를 사용하면 된다. 높은 발전효율을 바탕으로 울산 GPS는 급전순위(전기 공급에서 우선 순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2030년 세전이익 7500억원 목표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울산 남구 롯데호텔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SK가스 제공]

울산 GPS 가동을 기점으로 SK가스는 신사업 비중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조승호 대표이사는 “수익은 상업운전이 시작되면 바로 발생한다. 내년 8월 말 혹은 9월 가동을 목표로 삼은 만큼 내년 9월 이후 수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SK가스의 세전이익(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3047억원이다. LNG로 대표되는 신사업이 자리잡게 된 2030년에는 신규 사업 5000억원, 기존 사업 2500억원 등 총 7500억원의 세전이익을 달성할 계획이다.

SK가스는 독자적인 사업구조 ‘울산모델’ 구축에도 힘을 기울인다. 울산모델은 울산 국가산업단지 내에서 LPG, LNG의 상대 가격에 따라 저렴한 연료를 고객사에 적시에 공급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다. 윤병석 사장은 “울산모델을 완성한 후 일본, 중국 등과 협력해 사업 모델을 해외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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