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구소련 발트3국 흔들려다가 장악희망 거의 포기"

러시아 기밀문서 보도…우크라 침공에 계획 차질 빚은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러시아가 발트해 연안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계획을 수립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는 서방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러시아 기밀문건들은 푸틴 대통령이 발트국가들을 흔들려는 것이 실패했음을 보여준다"며 "러시아는 예측할 수 있는 미래에 발트국을 장악하려는 희망을 거의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가 언급한 러시아 기밀문건들은 야후뉴스가 스웨덴 익스프레센, 독일 WDR 방송 등 여러 나라 언론과 공동작업으로 확보했다고 이날 밝힌 자료를 말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문건들은 2021년 여름 러시아 대통령실 소속 싱크탱크가 작성한 뒤 드미트리 코자크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기밀문건들에는 러시아가 발트 3국에 대한 정치, 군사, 경제 등 다양한 방면으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계획이 단기(∼2022년), 중기(∼2025년), 장기(∼2030년) 등 3단계로 나뉘어 담겼다.

그러나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2022년 말로 잡은 단기 목표는 대부분 이미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가 러시아와의 에너지 및 무역 관계를 끊고 우크라이나와 연대해 러시아 방송을 차단했으며, 발트 3국에서 친러시아 인사들이 점점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라트비아에서 친러시아 정당들의 활동을 강화하려는 기대는 6개월 전 라트비아 총선에서 물거품이 됐다.

아울러 러시아가 리투아니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군사훈련 횟수를 줄이려는 목표도 무산됐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발트 3국에 손을 뻗치려는 계획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발트 3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의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웠다.

더타임스는 "지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며 러시아가 장기적으로는 발트 3국을 흔들려는 시도를 계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발트 3국은 구소련에 속해 있다가 독립했고 2004년 나토에 가입했으며 유럽연합(EU) 회원국이기도 하다.

2022년 3월 에스토니아 주재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열린 반러 시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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