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워니 '플로터 쇼' 본 전태풍 "미국서는 기본 중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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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국 왔을 때는 너무 싫었어요. 플로터 던지니까 계속 뭐라고 했거든요."
서울 SK의 김선형, 자밀 워니가 지난 25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보여준 '플로터 쇼'를 본 귀화 선수 출신 전태풍은 우리나라 프로농구 무대를 막 밟은 10여 년 전의 고충이 떠올랐다고 했다.
실제로 1차전을 마친 후 전희철 SK 감독은 "상대가 얼마나 맥이 빠지겠나. 김선형과 워니 둘이 플로터만 계속 던지는데"라며 "(둘의) 플로터는 못 막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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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처음 한국 왔을 때는 너무 싫었어요. 플로터 던지니까 계속 뭐라고 했거든요."
서울 SK의 김선형, 자밀 워니가 지난 25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보여준 '플로터 쇼'를 본 귀화 선수 출신 전태풍은 우리나라 프로농구 무대를 막 밟은 10여 년 전의 고충이 떠올랐다고 했다.
김선형과 워니는 이날 플로터로 정규리그 1위 안양 KGC인삼공사를 77-69로 꺾는 데 앞장섰다.
김선형 혼자서만 플로터 7개를 성공하며 인삼공사 수비를 무력화했다. '플로터 장인'으로 평가받는 워니도 훅슛인지, 플로터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운 특유의 '한 손 슛'을 9개나 적중했다.
이들의 활약을 본 전태풍은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둘 다 이제 나보다 잘 던지더라"하고 웃었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명문 조지아공대 출신으로 유럽 무대를 경험한 후 2009년 전주 KCC 유니폼을 입은 전태풍은 당시로는 생소했던 플로터를 코트 위에서 거침없이 쐈다.
공을 한 손으로 받친 채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을 살려 살짝 공중에 띄워 올리는 플로터는 일반적인 슛과는 타이밍이 달라 수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두 손으로 공을 받치고 던지는 정석적인 슛과 달라 최근까지도 프로농구에서 자주 보이지는 않았다.
프로농구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 뛴 외국 선수 데니스 에드워즈가 이 슛을 주특기로 썼는데, 플로터라는 정식 명칭은커녕 '막슛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정규리그 702경기를 소화한 174㎝의 단신 가드 이현민이 종종 쏘아 올릴 때마다 주목받을 정도로 한국 농구계에는 익숙하지 않은 기술이었다.
전태풍은 "한국에서 이 기술을 모른다는 게 처음에 정말 신기했다"며 "미국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인 기술이다. 신장이 작은 가드는 필수고, 센터도 던진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는 경기 중 플로터로만 6~8점은 넣었다. 그런데 한국에 오니 던질 때마다 한 소리를 들었고, 점점 자신감이 줄면서 감도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내가 처음에 와서 던질 때 매일 (코칭스태프로부터) 불만이 나와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며 "욕을 먹으면서도 계속 플로터를 썼던 나한테 후배들이 고마워해야 한다"고 웃었다.
전태풍이 이 기술을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상대의 사기를 저하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엉거주춤한 자세에서 대충 던지는 듯한 슛이 공중에서 천천히 떨어지면서 림으로 들어가는 터라, 수비에 심리적인 타격을 준다는 설명이다.
전태풍은 "빅맨들이 정말 싫어한다. 수비 잘한다는 빅맨들이 쳐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블록슛을 시도하지만, 공이 한 박자 빨리 공중으로 솟는다"며 "막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못 막아 답답해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1차전을 마친 후 전희철 SK 감독은 "상대가 얼마나 맥이 빠지겠나. 김선형과 워니 둘이 플로터만 계속 던지는데…"라며 "(둘의) 플로터는 못 막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태풍은 특히 가드가 이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밑 돌파도 공격의 선택지에 들어가면서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전태풍은 "애초에 2m가 넘는 선수들이 골밑에 여러 명 있는데 레이업을 넣는 게 어렵다. 레이업 하기 좋은 각도가 안 나온다"며 "이런 상황에도 플로터를 쓰면 쉽게 득점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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