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입양아 냉골 학대' 양부모, 항소심도 집행유예

창원지법, 검사 항소 기각…징역 1년에 집유 2년 유지

김해 입양아 냉골 학대 사건 1심 판결 이후인 지난해 6월22일 의사·아동관련 단체가 창원지법 앞에서 재판부의 판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뉴스1 DB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입양아를 한 겨울에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은 원룸에서 홀로 생활하게 하면서 정서적·신체적 학대를 한 일명 ‘김해 냉골 학대’ 사건의 가해 양부모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1부(김국현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은 40대 양부모 A씨와 B씨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고 27일 밝혔다.

각 16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 명령도 원심과 같이 유지했다.

A·B씨는 2020년 2월부터 12월까지 경남 김해의 한 원룸에서 피해 아동(당시 10살)을 홀로 생활하게 하면서 하루에 1번 음식을 공급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피해 아동 혼자 생활하거나 잠을 자도록 해 아동의 보호·양육을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같은 해 11월부터 12월까지 날씨가 춥다며 온수를 틀어달라는 피해 아동에게 “군대 사람들은 원래 찬물로 씻는다”며 찬물로 씻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는 피해 아동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책으로 머리를 때리거나 “엄마·아빠라고 부르지마라, 나가서 들어오지마라”는 말과 함께 욕설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명목으로 어린 피해 아동을 희생하게 하는 방법을 선택하면서 부모로서 기본적 의무를 저버렸다”며 “잘못을 일부라도 인정하고 있고, 현재 부양이 필요한 미성년 자녀가 있는 점, 피해 아동에 대한 향후 지원을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 선고 당시 아동보호단체와 의사단체 등은 재판부가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며 판사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비판했다.

검찰은 원심의 형이 가볍다며 양형부당과 함께 공소사실에서 제기한 일부 폭행한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고 아동시설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이 없어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나 사실을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해당 사건은 피해 아동이 2020년 12월 “얼어 죽을 것 같다”며 직접 지구대를 찾아가 피해 내용을 신고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A·B씨는 피해 아동을 2010년 입양해 양육해 오다 아동이 초등학교 입학 후 예상하지 못한 문제에 피해 아동과의 관계가 악화됐고, 관계가 회복되지 않아 아동을 방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아동은 사건 이후 양부모와 분리조치돼 아동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