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스피드·순발력·오프더볼… EPL 새 역사 쓴 홀란의 '골잡이 본능'
이미 한 시즌 최다골 넘어 49골 기록
실바 "홀란, 호날두와 메시 수준" 극찬
'득점 괴물' 엘링 홀란(23·맨체스터 시티)이 '골잡이 본능'을 앞세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단일 시즌(38경기 체제) 최다골(33골)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리그 및 컵 대회까지 총 49골을 몰아쳐 이미 한 시즌 최다골(44골)도 기록을 넘어섰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7경기가 남아 있어 '골든 부트(득점왕)' 수상 전망도 밝다. 아울러 맨시티도 홀란의 득점력에 힘입어 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홀란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EPL 31라운드 아스널과의 홈 경기에서 케빈 더 브라위너의 멀티골(2골), 존 스톤스의 득점과 함께 자신의 '33호 골'을 보태 팀에 4-1 승리를 안겼다. 더 브라위너와 홀란은 각각 2골 1도움, 1골 2도움의 환상 호흡을 보이며 아스널을 잡고 리그 우승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로써 7연승을 기록한 2위 맨시티(23승 4무 4패·승점 73)는 1위 아스널(23승6무4패·승점 75)을 승점 2점 차로 맹추격했다. 아스널보다 2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라 역전 우승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맨시티의 우승 여부와 더불어 축구팬들의 관심은 홀란이 몇 골을 더 넣을지에 쏠려 있다.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2017~18시즌 32골)를 넘어선 홀란은 과거 42경기 체제 당시 앤드류 콜(1993~94시즌)과 앨런 시어러(1994~95시즌)의 34골도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2~93시즌 출범한 EPL은 '22개 팀·42경기'를 펼치다 1995~96시즌부터 '20개 팀·38경기' 체제로 바뀌었다. 홀란은 남은 7경기에서 2골만 더 추가하면 이들의 기록마저 깨고 EPL 역사상 최고의 골잡이로 우뚝 서게 된다. 득점 2위 해리 케인(토트넘·24골)과의 격차는 9골이나 된다.
홀란은 이날도 상대 수비진을 압도했다. 195cm·88kg의 피지컬을 앞세운 몸싸움은 물론, 거구임에도 엄청난 스피드로 치고 올라갈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 공이 오든 발이나 머리를 갖다 대는 순발력이 일품이다. 가장 치명적인 건 폭발적인 피니싱 능력, 즉 골 결정력이다. 각도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상대 골망을 흔드는 건 예삿일이고, 파워풀한 킥력은 골키퍼의 손이 닿아도 볼이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든다.
무엇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공격 가담은 홀란의 장점이다. 빼어난 순발력으로 골대 앞 위치 선정에 능해 어떤 자세로도 골을 넣을 준비가 돼 있는 '신흥 폭격기'다. 과감하게 몸을 자유자재로 쓰며 오버헤드 킥이나 시저스 킥 등을 시도, 기술·신체적으로 엄청난 재능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오프 더 볼' 상황에선 부지런히 움직이며 동료들과의 시너지도 창출해 낸다. 유럽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극찬이 아깝지 않은 이유다.
10대 때부터 그의 가공할 만한 골 본능은 눈에 띄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2019~20시즌) 시절 홀란은 황희찬(울버햄프턴), 미나미노 타쿠미(AS모나코)와 함께 무서운 공격 라인을 형성하며 차세대 유망주로 꼽혔다. 이후 독일 도르트문트(2020~22시즌)로 이적한 뒤 89경기 86골로 분데스리가를 평정했고, 많은 빅 클럽들의 구애 속에 맨시티로 옮겼다.
그는 33골 중 경기 당 해트트릭만 4번, 멀티골 5차례 넣었다. 아울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2골, 카라바오컵 1골,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골을 더해 총 49골을 기록 중이다. 종전 EPL 소속 한 시즌 최다골인 뤼트 판 니스텔로이(2002~03시즌), 살라흐(2017~18시즌)의 44골을 훌쩍 뛰어넘었다. 유럽 5대 리그에서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은 2022~12시즌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가 FC바르셀로나 시절 이룬 73골이다.
맨시티 동료 베르나르두 실바는 홀란의 '골 본능'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와 메시에 비교했다. 실바는 영국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홀란의 골 기록은 믿을 수 없다. 그것은 호날두와 메시 수준"이라며 "그는 호날두와 같이 항상 페널티박스 안에 있고 싶어 하고, 항상 득점하기를 원한다. 공을 한 두 번만 만져도 바로 득점하는, 제대로 된 공격수"라고 극찬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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