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영 변호사 "끈기와 에너지로 의뢰인 위한 답 찾아"

이동오 기자 2023. 4. 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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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영 법무법인 법승 광주사무소 책임변호사 인터뷰

대다수의 사람들은 변호사를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만난다. 인생에 있어 송사에 휘말리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변호사에 대한 선입견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갖게 되는 게 대부분이다. 특히 여전히 남성이 주류인 변호사업계에서 여성변호사에 대한 통념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성적이어서 '이상적인 변호사상'에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필자가 만나본 송지영 변호사는 성별을 떠나 변호사 직업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게 해줬다.

송지영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법승

-학창시절 장래희망이 변호사였나.
▶법에 대한 관심은 어릴 때부터 있었다. 옳은 일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매우 불편했다. 모든 일의 기준이 법이니까 법을 잘 알게 되면 바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일인데 엄마한테 법전을 사달라고 했고, 엄마는 또 그 부탁을 들어 대법전을 사주셨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법조인이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법학을 공부하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보통 법은 어렵고 딱딱하다고 생각하는데, 내게는 법이 너무 재미있었다. 법 공부라는 것이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법으로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를 배우는 과정이기에 형사사건은 형사사건대로, 민사사건은 민사사건대로 적용할 수 있는 법을 찾아나가는 것이 즐거웠다. 다만 법학을 전공하면 굉장히 많은 법리를 배우는데 시험을 봐야 하니 외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 사실에 이 법리들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어떻게 적합한 법리를 찾아내야 하는지를 가장 궁금해 했었다. 그래서 특히 모의재판에서 사실관계에 들어맞는 법리 찾기에 심혈을 기울인 편이다. 그 과정에서 입장별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사실관계를 살피며 법리 적용에 공을 들인 만큼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고민이라면 고민이다.

-당시 꿈꿨던 법조인의 생활과 현재 모습을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점이 있나.
▶변호사는 사무실에서 서류만 보는 직업이라 상상했었다. 하지만 막상 의뢰인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보면 답답함이 생각보다 크다. 그래서 꼭 직접 현장을 확인하는 편이다. 아무리 사진과 동영상 자료가 있더라도 현장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의 실체적 감각들이 신빙성으로 구체화되어 변론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

-법률 조력 역시 의뢰인과의 라포 형성이 매우 중요한데,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은.
▶라포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들어주는 거라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포인트를 짚어내서 듣는 것. 정작 의뢰인은 흘러가듯 한 말 속에서 우리한테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법률적으로 해석해 적용시키는 일이 변호사의 일인 것. 의뢰인이 그냥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들어주는 변호사라는 느낌을 받았을 때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진정한 라포가 만들어지게 된다.

-광주지역 변호사로서 광주전남지역 법률 조력의 특징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나.
▶사람 대 사람으로 광주 의뢰인들은 확실히 정이 많다. 노력하는 만큼 그대로 인정해주시고 고생했다고 감사인사 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사실 결과가 잘 안 나오면 변호사로서 지칠 수밖에 없는데, 의뢰인들이 고생하고 노력한 부분을 알아주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더러 응원과 용기가 되어주는 것 같다.

-변호사로서 의뢰인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법률적 위기라는 것이 사람을 매우 극단으로 몰아갈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인생 자체를 체념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본인의 잘못으로 처벌받을 수밖에 없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인생 끝나는 것 아니라는 말을 의뢰인들에게 전한다. 지금 겪는 일로 느끼는 힘듦을 오히려 변화의 기회로 삼는다면 얼마든지 보통의 인생을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 송지영에게 변호사란.
▶변호사란 마법사가 아니다. 없던 일을 있던 일로, 있던 일을 없던 일로 만들어줄 수 없다. 힘든 일 있을 때 같이 걸어가 주는 사람인 것. 송사에 휘말린 분들은 다 힘들다. 그 과정을 혼자 감당하려면 막막하고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된다. 그래서 변호사는 지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완주할 수 있게 같이 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기를 하면 질 수밖에 없는 것이 법률소송이다. 혐의를 부정해야 하는데 포기하면 하지 않은 일로 범죄자가 되고 혐의를 인정해도 포기하면 처벌 적정성을 넘는 과한 처벌이 내려질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같이 가주는 사람, 그것이 변호사이고 앞으로도 쭉 그런 변호사이고자 한다.

이동오 기자 canon3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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