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218명 규모 ‘첨단융합학부’ 신설··· 수도권 대학 정원 23년만에 순증
202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서울대 등 수도권 대학 10곳의 첨단분야 학부 입학정원이 817명 늘어난다. 수도권 대학 입학정원이 늘어난 것은 23년만이다. 서울대에 첨단융합학부가 신설되며 공대 정원이 200명 이상 늘어났고,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등의 입학정원도 증가하면서 올해 자연계열 입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024학년도 일반대학 첨단분야 및 보건의료분야 정원조정 결과를 확정해 27일 각 대학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첨단분야 인재양성 방안에 따라 지난해부터 대학이 교원확보율만 충족해도 첨단분야 학과 정원을 늘릴 수 있게 규제가 풀렸다.
이번 증원으로 전국 대학 첨단분야 학과 정원은 1829명 늘었다. 수도권 19개 학과 817명, 비수도권 31개 학과 1012명이 증원된다. 수도권 대학의 정원이 별다른 조건 없이 늘어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2021학년도~2023학년도에도 일부 수도권대 첨단학과가 신·증설됐지만 당시에는 편입학 등으로 남은 자리가 활용됐다. 수도권 대학은 증원 신청 인원 대비 14.2%, 비수도권은 신청한 인원의 77.4%가 배정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이 많이 신청했지만 수도권과 지방 간 균형적 인재양성 등을 위해 증원을 최소화했고, 지방은 기준에 미달하지 않는 한 가급적 증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번 증설로 서울대 등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공대 정원이 늘었다. 서울대에는 차세대지능형반도체·지속가능기술 전공 등이 포함된 4개 학과 218명 규모의 첨단융합학부가 신설된다. 고려대는 전기전자공학부 정원이 56명, 연세대는 인공지능학과 정원이 24명 늘어난다. 성균관대에는 56명 규모의 반도체융합공학과와 40명 규모의 에너지학과가 신설된다.
대학 입시에서 의약학계열 쏠림 현상은 여전한 터라 이들 학과가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신증설되는 첨단학과에 합격하고도 의대에 동시 합격한 학생들은 현재처럼 여전히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첨단학과가 반수나 재수를 통한 ‘의대 갈아타기’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중도탈락자 1874명 중 1421명(75.8%)은 이공계였고, 이들 중 상당수는 반수·재수를 해 의대에 진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지방 소재 대학의 반도체학과 등이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도 수도권대 쏠림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대학서열화와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비수도권 대학에서는 오랜 역사가 있는 반도체학과도 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대 위기를 부채질하는 수도권 대학 증원은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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