죗값 치르지 않고... '3518명 학살 관여' 나치 경비원, 102세로 사망

신은별 2023. 4. 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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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하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른 요제프 쉬츠가 102세 나이로 사망했다.

쉬츠는 나치가 유대인 등 3,518명을 학살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인정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기도 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끝내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최고령 나치 전범' 쉬츠가 이날 숨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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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법원서 징역 5년 선고된 '최고령 나치 전범'
"나치와 관련 없다" 주장하며 항소... 수감도 안 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의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던 요제프 쉬츠(오른쪽)가 2021년 10월 재판을 받기 위해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에 있는 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그는 수용소에서 3,518명의 수용자들을 살해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브란덴부르크(독일)=AP 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하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른 요제프 쉬츠가 102세 나이로 사망했다. 쉬츠는 나치가 유대인 등 3,518명을 학살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인정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기도 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끝내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최고령 나치 전범' 쉬츠가 이날 숨졌다고 보도했다.

쉬츠는 1942~1945년 독일 베를린 인근 브란덴부르크주 오라니엔부르크에 위치한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다. 1936년 만들어진 작센하우젠 수용소는 정치 사범, 유대인 등 20만 명 이상을 수용했던 곳이다. 독일 최대 규모의 강제수용소로, 나치 친위대 문서 등에는 그의 근무 기록도 남아 있다.

쉬츠는 수용자들을 총으로 쏴 죽이거나, 독성 물질을 이용해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다른 동료들의 살인 행위에도 가담했다. 독일 법원은 지난해 6월 "피고인이 수용소 교도관으로 근무하며 적극적으로 대량학살에 가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쉬츠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나치 전범으로 인정된 이들 중 최고령자였다.

작센하우젠 수용소 생존자인 에밀 파르카스(94)는 지난 23일 한국일보 인터뷰("살인 3518건 관여한 나치 전범, 내 증언으로 징역형... 그게 정의")에서 쉬츠와 관련, "전쟁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죗값을 받게 하는 게 정의"라고 말했다. 파르카스는 2021년 쉬츠의 재판에서 그의 범죄를 증언해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쉬츠가 실제로 죗값을 치른 건 아니다. 법정에서 그는 줄곧 "나치와 관련해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았다. 당시 나는 농장에서 일했다"며 무죄를 주장했고, 징역형 선고에도 노령과 건강상 이유로 수감되진 않았다. 유죄 판결에도 불복해 즉각 항소했다. 반성도, 사죄도 없이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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