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의 심장 '가스터빈' 장착···"2025년부터 매년 2500억 이익"
세계 첫 LPG·LNG 복합 발전
인근 인프라서 연료 적시 공급
내년 8월부터 상업운전 개시
26일 울산 남구에 위치한 울산GPS 현장에는 1000여 명의 인부와 수십 대의 크레인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축구장 22개 크기(14만 ㎡)에 달하는 부지에는 발전소의 심장으로 불리는 가스터빈을 비롯한 주요 시설들의 설치가 대부분 완료된 상태였다. SK가스(018670)가 약 1조 4000억 원을 투입해 짓고 있는 울산GPS는 세계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를 동시에 사용하는 복합 발전소다. 연간 전력 생산량은 860만 ㎿h로 280만 가구가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양이다.
내년 8월 상업 가동을 앞둔 울산GPS는 SK가스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환의 첫걸음이 될 예정이다. 서민 연료 공급 회사라는 과거 이미지를 탈피하고 LNG를 중심으로 수소까지 다양한 에너지를 아우르는 회사로서 완전히 탈바꿈한다는 전략이다.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LPG에 안주하지 않고 LNG와 수소로 사업 전환을 하기 위해 달려온 치열한 준비가 이제 곧 빛을 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GPS는 LNG와 LPG 모두 사용 가능한 국내 최초의 듀얼퓨얼 발전소다. 가스터빈을 통해 1차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여기에서 발생한 뜨거운 배기가스를 배열 회수 보일러에 투입해 물을 증기로 만들어 스팀터빈을 한 번 더 돌린다.
LNG와 LPG 듀얼 발전이 가능한 것은 SK가스가 보유한 인프라와 울산이라는 입지 덕분이다. SK가스는 울산에 27만 톤에 달하는 LPG 저장 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울산GPS에 LPG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다. LNG는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내 1번 탱크를 울산GPS 전용으로 사용해 저장, 공급할 예정이다. SK가스 관계자는 “LPG와 LNG 터미널이 불과 4~5㎞ 거리 내에 위치하고 있어 안정적인 연료 공급이 가능하다”며 “울산 국가산업단지라는 대규모 전력 수요지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LNG와 LPG 원료를 모두 사용 가능해 경제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점도 울산GPS만의 장점이다. LPG와 LNG의 상대 가격에 따라 더욱 저렴한 연료를 적시에 공급하며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SK가스는 2024년 8월 울산 GPS가 상업운전을 시작하면 2025년부터 세전 이익 2500억 원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대표는 “기존 LPG 사업 이익(2500억 원)에 울산GPS 등의 이익을 합치면 2025년부터 5000억 원의 세전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향후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 2030년까지 세전 이익 75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윤 대표는 LPG와 LNG를 동시에 공급하는 SK가스만의 사업 구조를 ‘울산모델’이라 명명하며 이 모델을 국내의 타 지역과 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울산모델의 밸류체인이 갖춰지고 나면 SK가스의 사업 역량과 핵심 앵커 인프라 투자,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지역적 확장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가스는 이 같은 사업 전환을 위해 2026년까지 파트너사들과 함께 총 4조 6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울산GPS와 KET·클린에너지컴플렉스(CEC)에 3조 원 이상을 투입해 LNG 사업의 전진 기지로 만든다. KET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와 동서발전 등 고객사 유치도 완료했다.
이후 청정에너지인 수소와 암모니아로 사업을 확장해 2040년에는 수소 사업도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표는 “발전소 설계부터 수소를 섞는 혼소 발전이 가능하도록 구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수소를 생산 및 직도입해 발전, 연료전지, 산업체, 수소차량용 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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