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 연예인들 노린 주가조작단에 안 걸린 이유
금융당국이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을 통해 하한가 종목이 속출한 이른바 ‘SG증권 사태’의 배경으로 알려진 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본격적인 관련자 조사를 앞둔 가운데, 조작 의혹 일당은 골프 레슨 등을 명목으로 다수의 연예인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총괄과는 27일 H투자컨설팅업체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관계자 명의로 된 업체, 주거지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24일부터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등 8개 종목은 SG증권을 통해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급락했다. 특히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선광 등 4종목은 3일 연속 하루 가격 제한 폭인 30% 하락률을 기록했다. 2015년 6월 하루 가격 제한 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처음이다.
이들 8개 종목의 주가는 작년 4월 이후부터 조금씩 오르다 이달 초까지 1년여간 급등했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세력이 내부 사고팔기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를 통해 일부 종목들의 주가를 상승시킨 정황을 파악했다. 조사에 착수한다는 것을 안 일당들이 급히 종목을 매도하면서 주가가 폭락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이번 사태엔 연예인도 다수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주가조작 의혹 일당 중 한 명인 A씨가 서울 강남권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다수의 연예인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A씨는 골프 레슨을 명목으로 연예인들과 친분을 맺고,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접근한 이들 중에는 방송인 노홍철도 있었다. 노홍철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투자 제의를 받은 건 맞지만 거절했다”며 “노홍철은 이번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SBS에 따르면 노홍철은 A씨에게 골프를 배우던 중 수차례 주식 투자에 대한 권유를 받았다. 노홍철은 A씨가 나이에 비해 씀씀이가 지나치게 크고, 투자 제안을 하는데 의심을 품었다고 한다. 최측근은 “노홍철이 보이는 것보다 꼼꼼하고 현실적인 스타일이라서 그런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며 “A씨와는 골프 레슨비로 100만원 가량의 회원권을 끊은 게 전부”라고 했다.
앞서 가수 임창정은 주가 조작 세력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자신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창정은 주가조작 세력에 30억원을 투자하고 자신과 아내의 신분증을 맡겨 대리투자 할 수 있도록 했으나 투자금 대부분을 날렸다고 밝혔다.
임창정을 믿고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는 동료 가수 B씨의 주장도 나왔다. B씨는 26일 JTBC에 “임창정을 좋아해 믿고 투자했다”고 했다. B씨는 자신의 계좌 비밀번호도 몰라 주가가 떨어질 때에도 손을 쓸 수 없었다며 “완전히 사기당한 기분”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의 여파는 주식 시장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26일까지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SG증권 사태로 주요 증권사가 신용대출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에 나서자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도 간담회를 열어 긴급 점검에 나선다. 28일 금융위원회는 증권가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연다. 서유석 금투협회장과 국내 34개 증권사CEO 또는 고위 임원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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