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중국 인구 제쳤다” 독일 만평에 쏟아진 비판, 무슨 이유?

박선민 기자 2023. 4. 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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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인도 인구가 중국 인구를 추월했다며 올린 만평. /@KanchanGupta 트위터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올라섰다는 내용을 담은 한 독일 주간지 만평에 인도 고위공직자들이 비판을 쏟아냈다. 인도를 중국에 비해 지나치게 덜 개발된 것처럼 묘사했다는 이유에서다.

26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인구: 인도가 중국을 추월했다’는 제목의 만평을 공개했다. 그림에는 기차에 빗댄 각 나라가 표현됐는데, 인도 기차가 중국 기차를 앞지르는 모습이다.

논란은 각각의 기차를 묘사한 방식에서 불거졌다. 인도 기차는 먼지를 한가득 일으키며 이동하는 디젤기관차로 그려졌다. 열차 지붕과 옆면 등에는 사람들이 아슬아슬하게 올라타 있다. 이에 반해 중국 기차는 최신 고속열차다. 인도처럼 사람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지도 않다. 엔지니어 2명만이 조종석에 평온하게 앉아있다.

만평이 공개되자, 인도 고위공직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인도를 중국에 비해 후진국처럼 묘사하며 조롱했다는 것이다. 라지브 찬드라세카르 인도 전자정보기술 장관은 트위터에 “슈피겔의 존경하는 만화가여, 당신이 인도를 조롱하려 하더라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의 반대쪽에 베팅하는 것은 현명한 처신이 아니다”라며 “몇 년 뒤에는 인도 경제 규모가 독일을 앞지를 것”이라고 했다.

인도 공보방송부 수석 고문 칸찬 굽타도 트위터에서 “이것(만화)은 너무 충격적으로 인종차별적이다. 슈피겔은 인도를 현실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묘사했다”며 “인도를 깎아내리고 중국에 알랑거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인도 네티즌들은 “서구는 항상 인도를 가난에서 고군분투하는 방식으로 묘사한다” “이게 바로 독일 엘리트들이 인도를 바라보는 차별적인 시선” “인도에 대한 철저한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만평” 등 비판했다. 반면 “완전히 터무니 없는 말은 아니다. 아직도 모디 정부의 일부 장관들은 ‘힌두교인은 10명의 자녀를 가져야 한다’ 등 구식적인 의견을 조장하고 있다” “인도 스스로 거짓 숭배를 멈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2014년 뉴욕타임스(NYT)가 인도 비하 논란으로 사과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 /BBC

이번 논란으로 2014년 뉴욕타임스(NYT)가 그렸던 만평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NYT는 인도의 화성탐사선 궤도 진입 성공에 대한 만평을 그리면서, 이를 소를 끌고 온 인도인이 ‘우주 클럽’ 문을 두드리는 장면으로 묘사했다. 비교적 허름한 복장으로 문을 두드리는 인도인의 모습은 우주 클럽 내부에서 정장을 차려 입고 신문을 읽는 신사 2명 모습과 대비됐다. 이에 인도인을 의도적으로 ‘가난한 농부’처럼 묘사했다는 항의가 빗발쳤고, 결국 뉴욕타임스는 사과했다.

한편 지난 25일 공개된 유엔 경제사회처(DESA) 발표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이달 말 14억2577만5850명으로, 처음으로 중국 인구를 제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유엔인구기금이 올해 중반은 들어서야 인도 인구가 중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분석한 바 있는데,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유엔의 예측이 들어맞는다면 중국은 1750년 이후 273년 간 지켜오던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타이틀을 내려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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