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치기=불행한 우연"..'어그대' 김동욱·진기주, 뭉클한 장르물의 탄생[종합]

[스타뉴스 | 구로(서울)=김노을 기자]

배우 김동욱, 진기주, 서지혜, 이원정이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 진행된 KBS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5월 1일 첫 방송된다. /2023.04.2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시청자들을 1980년대로 인도한다. 흥미로운 타임머신 소재로 겹치기 편성 이슈를 딛고 월화극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에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극본 백소연, 연출 강수연, 이웅희)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가운데, 강수연 감독과 배우 김동욱, 진기주, 서지혜, 이원정이 참석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로, 과거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선 윤해준(김동욱 분)과 백윤영(진기주 분)이 서로 목표가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날 강수연 감독은 "드라마를 써준 백소연 작가님과 세 번째 호흡"이라며 "처음엔 타임슬립 소재를 듣고 하기 싫었다. 이미 관련 소재로 좋은 작품이 많지 않았나. 그런데 '엄마의 어린 시절로 가서 엄마와 친구가 되는 이야기'라는 한 줄에 꽂혀서 연출까지 맡게 됐다"고 밝혔다.

배우 김동욱, 진기주, 서지혜, 이원정이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 진행된 KBS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5월 1일 첫 방송된다. /2023.04.2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그동안 나온 타 타임리프 작품들과 차별점에 대해서는 "우리는 타임머신이 있다는 게 차별점 아닐까 싶다"며 "다른 작품들은 하나의 소재로 쓰였다면 우리 드라마는 타임머신을 타고 터널을 통과해야만 시공간을 오갈 수 있다. 그런 것에 얽힌 것들이 또 볼거리로 작용하기 때문에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작 '오아시스' 역시 시대물이었다는 점에 따른 부담감은 없을까. 강 감독은 "'오아시스'는 저도 잘 본 작품이고 결과도 좋아서 부담도 되긴 하지만 결이 다르다. 1980년대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노력했다. 미술팀의 경우 우리만의 오픈 세트를 제작하는 등 투자를 많이 했다. 생생한 구현을 통해 만족스럽고, 자신있는 결과가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동욱은 극 중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1987년으로 시간 여행한 윤해준, 진기주는 엄마의 죽음을 막기 위해 어쩌다 1987년에 갇힌 백윤영, 서지혜는 훗날 윤영의 어머니이자 풋풋한 여고생 이순애, 이원정은 꿈 많은 음악소년 백희섭 역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배우 김동욱, 진기주가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 진행된 KBS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5월 1일 첫 방송된다. /2023.04.2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김동욱은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소재도 그렇고 큰 줄거리는 범인을 찾는 미스터리, 스릴러적 요소도 있지만 그 안에 가족,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어 가는 감정적인 드라마도 잘 그려져 있다. 배우로선 장르적인 모습, 감성적인 드라마 두 가지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욕심이 났다. 큰 애정을 갖고 촬영했다"고 밝히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진기주는 "백윤영이 과거로 갔을 때 제 눈앞에 나타난 엄마 이순애를 보는 모습 때문에 출연하고 싶었다. 대본을 보며 마음이 쿵 내려앉은 내레이션이 있는데, 그것에 홀딱 반했다"며 즉석에서 내레이션 한 구절을 읊어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진기주는 또 "그 시절 엄마가 어떤 모습, 어떤 꿈을 지녔는지 함께 생활하며 지켜볼 수 있다는 설정이 매력적이었다. 사랑과 헌신으로 키워준 엄마이기 때문에 저는 좋은 딸이 아니기 때문에 반성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김동욱은 2020년 MBC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 앵커를 맡아 열연한 바 있다. 전작에 이어 또 앵커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그는 "앵커로서 역할은 거의 나오지 않고 열심히 뛰어 다니고 범인 찾으러 다닌다. 인물들과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더 많이 그려지니까 앵커 역할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고 전했다.

배우 김동욱이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 진행된 KBS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5월 1일 첫 방송된다. /2023.04.2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김동욱은 '어쩌다 마주친, 그대'와 내달 29일 첫 방송 예정인 tvN 새 월화드라마 '이로운 사기'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는다. 문제는 두 작품이 같은 요일에 편성되고, 방송 시간이 일부 겹친다는 점이다. 사전 제작 드라마를 사후 편성하는 과정에서 김동욱이 이른바 '겹치기 편성'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강수연 감독은 "김동욱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컸는데 오히려 (김동욱이) 저를 걱정하고 위로해줬다. 어떻게 보면 '불행한 우연'처럼 됐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 쪽으로 이슈가 되지 않도록 후반에 더 심혈을 기울이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김동욱이) 워낙 캐릭터마다 다른 옷을 잘 입으시는 분이라 시청자들도 혼동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동욱은 "두 작품 모두 매력적이라 최선을 다했다. 두 작품 모두 온전히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의미인 것 같다. 두 작품 모두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고 담담히 전했다.

배우 진기주가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 진행된 KBS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5월 1일 첫 방송된다. /2023.04.2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젊은 배우들에게는 198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이 낯설거나 위화감이 느껴질 수도 있었을 터다. 이에 대해 서지혜는 "1987년도에 맞는 세트장을 보면서 액세서리, 문구류, 벽지 등을 보는 게 재미있고 신선했다"고 떠올렸다.

서지혜는 또, 진기주와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언니(진기주)와 함께하는 연기는 저에게 너무나도 행운이었다. 극 중 백윤영이 언니이자 친구처럼 나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엄마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조금 더 애틋하고 실제로 연기에도 그런 감정이 많이 반영됐다. 나중에는 언니의 눈만 봐도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이원정은 "신기한 부분은 없었다. 분장, 세트장이 잘 되어 있어서 예전에 본 뉴스, 다큐멘터리와 똑같을 정도였다. '그 시절엔 이랬겠구나' 싶어서 몰입이 잘 됐을 뿐, 위화감은 없었다"고 담백히 설명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장르물 요소가 강해 보이지만 멜로도 빼놓을 수 없다. 김동욱은 "마지막까지 보시면 분명한 멜로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드라마를 보시면 범인을 쫓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에 버금가는 러브라인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강하게 어필하고 싶다"고 입담을 발휘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이원정, 서지혜가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 진행된 KBS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5월 1일 첫 방송된다. /2023.04.2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들은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시절로 돌아가 어떤 이야기들을 불특정 상대방에게 해주고 싶냐는 질문에 가족애 가득한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원정은 "부모님에게 너무 그렇게 고생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고 답했고, 서지혜는 "어머니께서 현모양처 같은 분이다. 어머니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세대 여성처럼 그 당시 흔치 않았던 빨간 차를 몰고 다니시고 아버지의 운전을 알려주셨다고 하더라. 멋있고 쿨했던 엄마의 과거를 보고 싶다"고 남다른 가족애를 자랑했다.

진기주 역시 "엄마가 19살이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그 나이대가 가장 소녀 같으면서도 성인 같고, 세상이 가장 궁금한 나이, 꿈이 많은 시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며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김동욱도 "여동생이 처음 태어난 순간으로 돌아가서 네 식구가 처음으로 하나가 된 순간을 추억하고 싶다"고 밝히며 가족애를 강조했다.

끝으로 김동욱은 "2023년 정서를 가진 두 인물과 1987년도의 정서, 풋풋함을 지닌 두 인물이 만나서 어떻게 교감하는지 그리고 수많은 사건들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는 것으로 굉장한 재미를 느끼실 거다. 선택하셔도 후회 없으실 테니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본방 사수를 당부했다.

한편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오는 5월 1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구로(서울)=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