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유행 코로나 변이 국내 착륙…일상회복 발목 잡나
기사내용 요약
XBB.1.16 인도서 5주간 더블링…국내 152건
눈병 공식보고는 없어…印 소아과의사 소견
"팬데믹 주도 가능성이나 실명 위험도 낮아"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결막염 등 눈병 증상을 동반하는 코로나19 오미크론 XBB.1.16 변이 바이러스가 인도의 대규모 유행을 주도하고 국내에도 유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행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감염병 전문가들은 XBB.1.16이 국내에서 대규모 유행을 주도하거나 중증도가 높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다만 감염 및 백신을 통해 형성된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높은 만큼 고위험군 피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목동자리의 가장 큰 별 이름을 딴 '아크투루스'(Arcturus)라는 별칭이 붙은 XBB.1.16 변이는 지난 1월 인도에서 발생한 후 우세종이 됐으며, 5주 연속 확진자가 2배 늘어나는 '더블링' 영상을 보이며 유행을 주도했다.
지난 17일 기준 WHO의 보고서를 보면 XBB.1.16은 미국, 싱가포르, 호주, 캐나다 등 최소 33개국에서 검출됐으며 우리나라에도 지난 달 9일 처음 확인됐다. 지금까지 최소 152건이 검출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달 22일 관심변이(VUM)로 지정하기도 했다.
국외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XBB.1.16은 전염력이 XBB.1.5보다 1.17~1.27배 높은데다 기존 면역에 대한 회피 능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XBB.1.16의 눈병 증상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연구 결과나 보고서가 나오진 않은 상태다. 다만 WHO 백신안전망(Vaccine Safety Net) 회원인 인도 소아과 의사인 비핀 바시슈타(Vipin M. Vashishtha) 박사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하위 변종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끈적끈적한 눈을 동반한 가려운 결막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 NBC 등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도 오미크론 이전에는 후각·미각 상실이 특징적이었다면 오미크론 변이는 인후통이 부각됐다"며 "변이주마다 임상 증상 종류나 빈도의 차이 정도로 봐야 하며 국내에서도 XBB.1.16에 눈병 증상이 두드러지는지는 연구가 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은 "원래 바이러스 감염증이 눈에도 생기는 경우가 있고 이전의 코로나19 변이도 눈의 증상을 호소한 분들도 있다"면서 "실명 위험이라든지 더 위험하다는 보고는 없다. 인도 현지 전문의의 임상 소견이 크게 퍼진 감이 있다"고 봤다.
XBB.1.16은 지난 3월 국내에 처음 유입된 후 지난 22일 기준으로 4.6%가 검출됐다. 이는 1주 전(1.8%)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XBB.1.16을 포함한 XBB와 XBB.1.5, XBB.1.91 등 XBB 계열 변이 바이러스의 검출률은 4월 3주 들어 총 55.7%로 우세종화됐다. 이전의 우세종이었던 BN.1 검출률은 꾸준히 감소해 24.1% 수준이다.
인도처럼 우리나라에서도 XBB.1.16이 크게 퍼져 유행을 주도하거나 국내외 일상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아직은 감염과 백신을 통해 형성된 하이브리드 면역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WHO는 비상사태(PHEIC) 해제 여부를 결정할 제15차 코로나19 국제보건규칙 긴급위원회 회의를 다음달 4일(현지시간) 오후 열 예정이다.
우리 방역 당국도 이 결과를 보고 코로나19의 위기단계를 하향 조정할 것인지 정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 방역상황이 안정됐다면 WHO의 결정과 무관하게 별도로 위기단계를 조정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WHO는 자체 보고서에 XBB.1.16의 위험도가 XBB.1.5 등 다른 변이보다 높지 않다고 봤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도 전날 브리핑을 통해 "(질병청) 내부에서 예측한 결과 (유행이) 완만하게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확진자수가) 증가하더라도 방역 상황에 큰 변화를 초래하는 아주 큰 규모의 유행 증가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 위원은 "XBB.1.16이 면역회피능력이 높더라도 또 다른 팬데믹을 일으킬 조짐은 보이진 않는다"면서 "이미 마스크 해제 등 대부분 현실에 적용 가능한 일상회복 조치는 이뤄진 상황이지만 실제 5월 유행 양상과 일반 의료체계 편입이 가능한지 면밀히 살펴본 뒤 감염병 등급조정이나 행정조치가 이뤄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교수는 "하이브리드 면역이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떨어진다"며 "젊은 사람이야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고령자는 2가 백신 접종률이 30%대로 낮기 때문에 중증·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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