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김건희 파일’ 작성 지시 의혹 인물, 보석 석방

서울중앙지법 청사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모(53)씨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25-2부(부장판사 박정제·지귀연·박정길)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민씨의 보석청구를 27일 인용했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주거지 제한 및 보증금 3000만원 납부(그중 2000만원은 보험증권으로 갈음) 및 지정조건 준수 등을 걸었다. 지정조건에는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공판에 출석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민씨는 권 전 회장과 공모해 2009년 1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해 합계 107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21년 검찰 수사 도중 해외로 도피했고 작년 11월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체포·구속됐다.

작년 8월 권 전 회장 재판에서 민씨가 회사 직원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이름인 ‘김건희’라는 제목의 엑셀 파일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 같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그러나 민씨는 구속된 후 권 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당 파일에 대해 “처음 보는 파일이고 모르는 내용”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주가조작을 계획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1차 작전 시기인 2010년 1~5월 주가 조작 선수 이모씨에게 거래를 일임한 것일 뿐 주가조작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냈다.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 전 회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주가조작 선수 김모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되는 등 대부분의 피고인들이 집행유예 혹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권 전 회장 등의 시세 조종을 인정하면서도 “일부는 상당한 손해를 입는 등 ‘실패한 주가조작’이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