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종교 편향’ 논란 자초한 ‘시립예술단 종교화합 자문위’ 폐지키로

박원수 기자 2023. 4. 2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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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산격청사 입구. /대구시

‘종교 편향’ 지적에 따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공연을 무산시켜 논란이 된 대구시립예술단의 종교화합자문위원회가 결국 폐지된다.

대구시는 지역 문화 예술계 등에서 운영방식과 결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던 대구시립예술단의 종교화합 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를 폐지키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시가 자문위를 폐지키로 한 것은 자문위가 구속력 있는 의결기구로 운영돼 사전검열문제가 제기됨에 따른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 2021년 12월 시립예술단 예술감독과 단원들의 종교중립 의무를 강조하고 예술계-종교계 간 화합·발전방안의 하나로 ‘대구시 시립예술단 설치 조례’를 개정해 자문위를 설치했다. 자문위는 종교중립성과 관련된 안건에 대해선만장일치제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최근 대구 수성아트피아 재개관 공연 기념 공연으로 대구시립예술단 소속 대구시립교향악단과 대구시립합창단이 함께 출연하는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 공연이 계획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공연에 앞서 자문위가 소집돼 심의를 한 결과 자문위원 중 1명이 “‘합창’의 가사가 신을 찬양하는 내용이어서 기독교에 편향돼 있다”며 공연 반대 의사를 밝힌 것. 만장일치제 규정에 따라 ‘합창 교향곡’ 연주는 무산됐다. 대구지역 문화계는 이에 ‘예술의 표현에 대한 자유가 침해된다’며 반발했고 대구시가 이 자문위 폐지를 결정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종교화합 자문위원회가 본 취지와 다르게 사전검열적 성격을 가지고 운영돼 문화예술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성을 드러내 이를 폐지하게 됐다”며 “그러나 실효성 있는 시립예술단 종교편향 방지대책을 새롭게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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