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계 첫 LNG+LPG+수소발전..SK가스 '울산모델'의 비밀

울산=우경희 기자 2023. 4. 2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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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 울산GPS 건설현장./사진=우경희 기자


"매주 현장을 찾고 있는데, 정말 매주 달라지네요."

KTX 울산역에서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울산 남구 산업단지 내 SK가스 울산GPS(Gas Power Solution) 건설현장엔 언덕 비탈을 깎아 조성한 대지에 철골 구조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차고 있었다. 세계 최초로 LNG(액화천연가스)와 LPG(액화석유가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한편 언제든 수소를 섞는 혼소 발전이 가능한 친환경 첨단 발전소다. 내년 2월 시험가동(8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빠르게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SK가스에 GPS의 의미는 각별하다. 거의 매주 사내외 방문객들이 현장을 찾는다. 그럴만 하다. 가정용·민수용이 대부분이었던 LPG 사업에서 산업용·트레이딩이 주력인 LNG로 포트폴리오를 대전환하고 있는 SK가스 사업모델의 대표적 상징이 GPS다. 14만㎡(4.2만평) 부지에 총액 1조4000억원이 투입된다. 4월 기준 공정률 77.6%로 계획대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울산GPS는 인근(3.7km 거리) SK가스 메인 LNG공급기지 KET(코리아에너지터미널)에서 오는 LNG를 메인으로 발전소를 가동한다. 원전 1개 분량(1.2GW)의 출력을 자랑한다. 메인 연료인 LNG값이 오르면 진가가 나온다. 역시 인근(3km) 기지서 공급하는 LPG로 연료를 대체, 효율을 극대화한다. 언제든 가장 싼 가스를 연료로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취재진이 방문한 26일, 현장엔 설치 완료된 두 기의 가스터빈(각 410.5MW)이 위용을 뽐냈다. 울산GPS는 두 기의 가스터빈과 한 기의 스팀터빈으로 구성된다. 고온고압의 가스로 일단 가스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여기서 만들어진 섭씨 1700도 이상 고열 가스 에너지를 배열회수보일러를 통해 다시 모아 스팀터빈(406MW)을 돌린다. 단순계산으로 860만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이 이렇게 생산된다.

내년 2월이면 세계 최초 LNG·LPG 듀얼 발전소가 시험 가동된다. 특히 별다른 공정 개조 없이도 최대 30%까지 수소를 섞는 혼소발전이 가능하다. SK가스는 2035년부터 수소혼소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수소값이 예상보다 빨리 싸지면 이 시점도 앞당겨진다. 연료도입 설비만 갖추면 된다. 미국 등에선 이미 천연가스에 메탄·에탄을 섞는 혼소발전이 일반적이지만 LNG·LPG 듀얼 발전은 울산GPS가 처음이다.

윤병석 SK가스 대표가 취재진과 만나 울산GPS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사진=SK가스


역사가 새로쓰인건 SK가스가 보유한 인프라와 울산이라는 입지 덕분이다. LPG와 LNG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건 SK가스가 유일하다. 경제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강점이다. LPG와 LNG값 변동에 따라 유연하게 연료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다. 울산 GPS는 국가산업단지 내 대규모 전력수요지에 있다. 최적의 입지다.

SK가스의 GPS 프로젝트가 더 눈길을 끄는건 GPS가 SK가스만의 독창적 미래사업구조 '울산모델'의 첫 실전모델이기 때문이다. 전력수요가 높은 산업단지 안에 LPG와 LNG를 동시에 적시 공급할 수 있는 연료공급망(터미널)을 갖춘 혼소발전소가 위치한다. 이 사업모델을 그대로 '카피 앤 페이스트'(복사해 붙이기) 하면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다.

윤병석 SK가스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다른 발전소들은 연료 선택권이 없기 LNG만을 써야 하지만 GPS는 LNG와 LPG를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른 옵셔널리티를 실행할 수 있다"며 "순수한 플러스 알파의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SK가스만이 갖고 있는 아주 특별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GPS 모델은 더 각광받는다. 윤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가동률이 떨어졌을때 충격을 줄여줄 수 있는건 LNG발전소 뿐"이라며 "고객과 이익을 나누는 한편 국가에너지 안보에 기여하고, LNG값이 비싸면 LPG를 공급해 전국적인 도시가스 가격을 낮춰주는 선한 영향력이 있는 비즈니스 툴"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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