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미국 약속에 한국은 자체 핵 개발하지 않기로 동의"

김태훈 2023. 4. 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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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획기적 협정을 체결했다. 그 대가로 한국은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기로 동의했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갈수록 고도화하는 현실을 지적한 BBC는 "미국은 한국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쓰겠다는 확장억제(핵무산)를 공언했으나, 한국인 일부는 그 약속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며 "한국 정부에 '자체 핵 프로그램을 추진하라'고 요구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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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과 '워싱턴 선언' 내용 분석
'핵무기 보유 찬성' 목소리 줄어들지 관심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획기적 협정을 체결했다. 그 대가로 한국은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기로 동의했다.”

영국 BBC가 27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소개하며 내놓은 평가다. BBC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직전 ‘한국인의 약 4분의 3이 자체 핵무장을 지지한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한국인들은 왜 핵폭탄을 원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로 비중있게 보도한 바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백악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BBC는 26일(현지시간)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공동선언문과 함께 발표된 이른바 ‘워싱턴 선언’의 주요 내용을 점검했다. 미국이 핵미사일을 탑재한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주기적으로 배치하기로 한 점, 그리고 양국 간 핵협의그룹(NCG)를 구성해 한국을 미국의 핵무기 관련 기획에 참여시키기로 한 점을 핵심으로 꼽았다. 이어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공격을 저지하는 데 있어 동맹국들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을 소개했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갈수록 고도화하는 현실을 지적한 BBC는 “미국은 한국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쓰겠다는 확장억제(핵무산)를 공언했으나, 한국인 일부는 그 약속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며 “한국 정부에 ‘자체 핵 프로그램을 추진하라’고 요구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최종현학술원과 한국갤럽이 지난 연말 한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뒤 올해 초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무려 77.6%가 ‘한국이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BBC는 “윤 대통령의 방미 이전부터 몇 개월 동안 관련 협상이 진행됐다”며 “워싱턴 선언에 따라 미국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핵무기로 무장한 잠수함을 한국에 보내게 된다”며 “이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를 비롯한 다른 전략자산들과 더불어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더욱 가시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워싱턴 선언은 핵무기를 사용함으로써 방어를 강화하고 공격을 억제하며 동맹국들을 보호하겠다는 미국의 전례없는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긍정적 평가를 곁들였다.

다만 워싱턴 선언에는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으로서 의무를 계속 준수한다는 항목도 들어갔다. NPT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대 상임이사국(미국·영국·중국·러시아·프랑스)만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기타 국가들의 핵무기 개발·보유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의 경우 원래 NPT 회원국이다가 2003년 NPT에서 탈퇴하고 핵무기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후 현재까지도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BBC는 “미국은 한국이 비핵 국가로 남아 있고 NPT의 충실한 옹호자가 될 것을 요구해왔다”며 “이는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경우 다른 나라들도 그 뒤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워싱턴 선언을 ‘미국이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대가로 한국은 자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워싱턴 선언만으로 북한 핵무기에 대한 한국인들의 공포나 불안감이 해소되진 않을 것이란 점이다. ‘미국의 전례없는 약속’이라는 윤 대통령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BBC는 “자체 핵무장에 찬성하는 한국인들을 완전히 만족시킬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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