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수 고민 키움, 불펜 불안 삼성…트레이드로 '윈윈'

김희준 기자 2023. 4. 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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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키움 김태훈-삼성 '이원석+신인지명권' 트레이드 단행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삼성 7회초 공격 2사 주자 1루서 이원석이 2점 홈런을 때리고 있다. 2022.09.2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개막 이후 처음 나온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급 선수들이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각자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주전급 선수를 맞바꿨다.

27일 단행된 키움과 삼성의 트레이드를 통해 우완 불펜 투수 김태훈(31)이 삼성으로 이적한다. 삼성은 김태훈을 받으면서 키움에 내야수 이원석(37)과 2024시즌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타선의 극심한 침체로 골머리를 앓는 키움과 불안정한 불펜이 고민인 삼성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약점을 보완했다.

삼성과 키움은 지난 18~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3연전을 벌였는데, 당시 실무자들이 트레이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지난 25일 고형욱 키움 단장과 홍준학 삼성 단장이 세부 내용을 검토한 뒤 트레이드에 최종 합의했다.

키움은 올 시즌 타선의 극심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팀 타율 0.247로 10개 구단 중 9위고, 팀 OPS(출루율+장타율)도 0.675로 역시 8위에 머물러 있다.

야수진 쪽에서 가장 큰 고민은 1루수였다. 2021시즌 뒤 KT 위즈로 이적한 박병호의 후임을 좀처럼 찾지 못했다.

올해 전병우, 김건희, 박주홍, 김수환, 임지열, 김웅빈 등이 돌아가며 1루를 맡았지만 주전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1루수로 나선 선수들은 타격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이번 시즌 키움의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선수들의 타율은 0.119, OPS는 0.430으로 리그에서 압도적인 최하위다.

이원석은 올해 삼성에서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경기가 많았지만, 1루수로도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는 선수다.

2005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두산 베어스를 거쳐 2017년부터 삼성에서 뛴 이원석은 타선에서도 꾸준히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타율 0.362(58타수 21안타) 1홈런 10타점 6득점에 OPS 0.969로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타율 4위고, 출루율 1위(0.486)다.

키움은 이원석을 영입하면서 1루수 고민을 해결하는 동시에 중심타자까지 얻었다.

키움은 베테랑인 이원석이 포수 이지영, 외야수 이용규 등과 함께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에서 경험을 전수해주길 기대한다.

고 단장은 "우리 팀이 1루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또 우리 팀에 좌타자가 많은데, 우타자인 이원석이 합류하면 한층 짜임새 있는 타순을 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도 불펜이 불안한 상황이었고, 우리는 타선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윈윈이 되는 트레이드라고 본다"고 전했다.

삼성은 최근 불펜이 가장 골칫거리였다.

[수원=뉴시스] 김진아 기자 = 19일 경기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 위즈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9회말 키움 김태훈이 역투하고 있다. 2022.10.19. bluesoda@newsis.com

확고한 마무리로 손꼽히던 '끝판대장' 오승환이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불펜이 다소 헐거워졌다. 오승환은 마무리 자리를 잠시 내려놨지만, 여전히 제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오승환은 10경기에서 1승 1패 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50에 그쳤다. 피안타율 0.310, 이닝당출루허용(WHIP) 1.80으로 세부지표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좌완 이승현이 대신 마무리로 뛰고 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해 안정감이 떨어진다. 이승현은 지난 21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팀이 4-2로 앞선 9회 등판해 위기를 만든 뒤 최형우에 끝내기 3점포를 헌납하기도 했다.

이에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세이브 상황에서 70~80% 정도는 이승현을 마운드에 올릴 생각이지만, 상황에 따라 마무리 투수를 기용할 것"이라고 고육지책을 내놓기도 했다.

불펜의 핵심인 사이드암 우규민도 8경기에서 4홀드, 평균자책점 5.68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삼성에 셋업맨, 마무리 등을 두루 경험한 김태훈은 불펜을 보강할 수 있는 딱 알맞은 카드다.

김태훈은 이번 시즌 8경기에서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5.87로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다. 19일 삼성전에서 ⅓이닝 3실점으로 흔들리면서 평균자책점이 크게 올라갔다.

하지만 2021년과 지난해에는 안정적인 모습을 뽐냈다.

2021년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4승 2패 11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3.22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에도 3승 2패 9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14로 잘 던졌다. 특히 급성 충수염(맹장염)으로 한 달 동안 전력에서 이탈하기 이전인 지난해 4월에는 10경기에서 8세이브, 평균자책점 0.90으로 맹활약했다.

삼성은 타선에서의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불펜 보강이 필요하다고 보고 결단을 내렸다.

홍 단장은 "그만큼 절박한 것이다. 불펜 뎁스가 약해서 경기를 하는 데 많은 애로가 있었다"며 "경험이 많은 선수라 셋업맨으로도 뛸 수 있고, 필요한 경우 마무리 투수로 나설 수도 있다. 불펜을 강화하기 위해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윈윈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원석의 공백에 대해서는 "타격에서 손실이 분명히 있다. 신인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해 기대하고 있는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해 자리를 차지해줬으면 한다"며 "3루수에는 강한울도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원석과 김태훈은 이날 곧바로 새로운 소속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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