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은 지루하다고?…'눈부신 칼군무' 일무의 귀환
[앵커]
여러 공연에서 압도적인 한국의 아름다움을 선보였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의 작품 '일무'가 다시 무대에 오릅니다.
제례에 추는 춤 '일무'가 현대의 새 옷을 입었는데요.
연습 현장에 신새롬 기자가 미리 다녀왔습니다.
[기자]
느리고 절제된 춤사위가 갈수록 눈을 뗄 수 없이 숨 가쁘게 흐르고, 절도있게 칼을 휘두르는 움직임은 어느 순간 유연하게 춤이 됩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제례악'의 제례무를 모티브로 창작된 서울시무용단의 '일무(佾舞)'입니다.
'전통'이라는 틀에 묶여있던 일무를 끌어낸 건, 패션과 전시, 공연 등 여러 영역에서 독보적 미학을 펼쳐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입니다.
<정구호 / '일무' 연출> "관객들이 전통에 대해서 관심을 안 갖는 이유는 변화되지 않고 계속 반복하고 답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일무는 그동안 보여졌던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통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현대의 옷과 움직임을 입은 55명의 무용수가 선보이는 대형 군무는 한 폭의 그림 같은 무대로 연결됩니다.
전통음악의 무거운 느낌을 덜어내기 위해, 피리와 같은 강한 소리를 빼고 콘트라베이스의 저음을 더해 동시대성을 구현해 냈습니다.
<정구호 / '일무' 연출> "일무는 (전통의) 진화에서 가장 많이 와 있는 작업 중의 하나고, 전통은 전통에서 머물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가장 현대적이고 가장 진화된 형태의 공연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해 초연과 달리 큰 장대를 들고 추는 강렬한 춤, 죽무가 추가됐습니다.
과거 '묵향' '향연' 등으로 한국무용계 드물게 매진 사례를 기록한 정구호 감독의 '일무'는 지난해 초연 역시 평균 객석점유율 75%를 넘기며 호평받았습니다.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romi@yna.co.kr)
#일무 #정구호 #서울시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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