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산터널 배수지 보수 '반쪽 공사'…사업 미루다 예산까지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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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누수가 발생한 배수지 보수 공사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미리 확보했던 예산까지 불용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설명에도 상수도본부가 보수 공사를 미루면서 수년 동안 이어진 배수지 누수 피해만 더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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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지 보수 이후 1지 보수 공사 차일피일… 지난해 배정한 예산 30억 원 불용 처리
상수도본부 관계자 "배수지 보수공사 계획, 안전점검 대책 등 찾는 중"
"보수 공사 미룬 것 이해하기 어렵다" 반응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누수가 발생한 배수지 보수 공사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미리 확보했던 예산까지 불용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수지 균열로 인한 피해까지 발생했지만 수년 동안 공사를 마무리하지 않으면서 부실한 사업 추진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27일 부산CBS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2019년 수정산터널 배수지에서 누수가 발생해 대대적인 보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7년 준공한 수정산터널 배수지는 길이 1.8㎞의 터널형 배수지로, 부산진구와 동구 지역 수돗물 급수를 담당하는 시설이다.
당시 배수지에서는 시설 노후화로 곳곳에 방수막이 벗겨지고 이음부에도 균열이 생기면서 400t 가까운 수돗물이 흘러나왔다. 이 때문에 인근 주택가에도 누수가 발생해 주민들이 피해를 겪어야 했다.
이에 상수도본부는 전체 사업비 92억 원을 확보한 뒤 보수 공사를 시작했다.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위해 수정산터널 배수지를 900m씩 1~2지로 두 구역으로 나눴고, 누수 피해가 심각한 동구 수정동 일원의 배수지 2지 공사를 우선 실시해 2021년 말 공사를 마쳤다.
지난해에는 부산진구 일대의 배수지 1지 보수 공사를 발주했고, 올해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 끝냈어야 할 1지 보수 공사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사업을 위해 30억 원에 달하는 특별 예산을 편성했지만, 공사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집행하지 못했고 결국 올해 불용 처리했다. 이 때문에 올해 다시 보수 공사를 시작하려 해도 예산안부터 재편성해야 하는 처지다.
상수도본부는 '공법' 문제로 1지 공사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보수 작업을 벌인 2지에서 불과 2년 만에 각종 하자가 발생했고, 같은 공법으로 1지 공사를 진행할 경우 재공사가 불가피해 작업 자체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먼저 공사를 마친 배수지 2지에서 방수 시트 접착력이 약해져 일부가 무너져 있고, 공법 특성상 안전 점검이 어려운 점 등 문제가 발견되는 상황"이라며 "같은 공법으로 1지 공사를 마무리할 경우 몇 년 못 가 다시 철거해야 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2지 보수공사 당시 방수 기능에 초점을 맞춰 공법을 선정하다 보니 시설물 안전 관리 대책 등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 업무상 실수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안전대책을 찾거나 해당 업체와 협의해 공법을 변경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에도 상수도본부가 보수 공사를 미루면서 수년 동안 이어진 배수지 누수 피해만 더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예산까지 불용하면서 보수 공사를 중단한 배경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특히 해당 공사를 진행하려던 업체는 상수도본부가 공식 내부절차까지 거치고도 공법을 문제로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당 보수 업체 관계자는 "상수도본부가 지난해 공법선정심의원회라는 공식 절차를 거쳐 보수 공사 발주까지 해놓고, (뒤늦게) 공법에 문제가 있다며 예산을 불용 처리한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해당 공법은 내구성이 좋아 2009년 이후 각종 배수지 공사에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공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상수도본부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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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김혜민 기자 m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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