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하한가에 주가 수직 낙하…'SG증권발 폭락 사태'

권애리 기자 2023. 4. 2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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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월요일, 주식시장이 열린 직후인 9시 30분쯤.

이른바 'SG증권발 폭락 사태'라 부를 수 있는 우리 주식시장 초유의 사태입니다.

이 회사들을 타깃으로 삼았던 작전 세력은 다단계 방식으로 끌어모은 막대한 돈뿐만 아니라 더 거대한 규모의 레버리지, 즉 증권사 돈을 끌어다가 주가 조작에 나선 걸로 추정됩니다.

계좌의 증거금이 줄어드니 증권사가 반대 매매, 즉 주식 청산을 시작했고 월요일부터 하한가 행진이 시작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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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도 연루…작전 세력 있었다?
지난 24일 월요일, 주식시장이 열린 직후인 9시 30분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8개 회사가 일제히 동시에 하한가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기록할 수 있는 최대 낙폭 30%까지 단번에 폭락한 겁니다. 하림지주, 대성홀딩스, 삼천리 등 영업 상태가 견실한 중견기업 이상 규모의 회사들이었고, 한때 CJ그룹마저도 하한가 근처인 28% 폭락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회복했습니다.
 

무슨 일인데?

연일 하한가를 찍는 이번 사태는 이번 주 내내 계속됐습니다. 주식 거래량이 좀 더 많은 회사부터 조금씩 빠져나오는 모양새일 뿐 매일 계단식 수직 낙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흘 만에 시가총액 8조 원 가까이 증발했고, 주가가 5분의 1토막이 난 기업도 나왔습니다.
 

좀 더 알아보면

이들의 공통점은 프랑스계 증권사인 SG증권을 통해서 대량 매도 주문이 쏟아져 나왔다는 겁니다. 이른바 'SG증권발 폭락 사태'라 부를 수 있는 우리 주식시장 초유의 사태입니다. 해당 회사들은 일종의 다단계 공모에 나섰던 주가 조작 세력, 작전 세력들의 타깃이 된 걸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 기업들 모두 최근 2-3년간 꾸준히 주가가 올라왔는데, 업종으로는 별 공통점이 없습니다. 대주주의 지분이 커서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양은 비교적 한정적인 기업들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입니다. 주식 거래량은 적고 사업 내용이 안정적이니 몇몇 계좌만으로도 가격을 올리기 쉬웠을 겁니다.
 

한 걸음 더


이 회사들을 타깃으로 삼았던 작전 세력은 다단계 방식으로 끌어모은 막대한 돈뿐만 아니라 더 거대한 규모의 레버리지, 즉 증권사 돈을 끌어다가 주가 조작에 나선 걸로 추정됩니다. CFD, 차액 결제 거래를 낀 걸로 보인다는 겁니다. 차액 결제 거래는 장외 파생상품입니다. 투자자는 일종의 담보라고 할 수 있는 돈, 증거금만 일정 규모로 계좌에 갖춰두면 증권사가 그 증거금보다 훨씬 큰 규모로 주식을 매매해서 차익은 투자자에게 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형태입니다.

단, 투자자가 넣어놓은 증거금이 약속된 규모 밑으로 내려가면 증권사가 반대 매매, 즉 투자자가 원하지 않아도 해당 매물을 청산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상황이 이번 주에 빚어진 걸로 보입니다. 작전 세력 중에 누군가부터 이탈하기 시작한 겁니다. 금융당국이 주가 조작 세력의 존재를 눈치채고 조사에 착수하는 걸 알게 되면서 매물을 던졌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이 세력이 운용하던 계좌들로부터 갑자기 빠져나가기 시작한 돈이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계좌의 증거금이 줄어드니 증권사가 반대 매매, 즉 주식 청산을 시작했고 월요일부터 하한가 행진이 시작된 겁니다.

CFD 거래는 국내 증권사를 통해서 하더라도 주문은 결국 외국계 증권사를 끼도록 돼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작전 세력들이 그동안 어떤 증권사를 통해서 주가 조작을 모의했든 프랑스계 증권 SG증권으로 주문이 모여서 SG증권발 사태가 된 걸로 지금으로선 추정됩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연예인 임창정 씨가 이 사건의 세력에게 30억 원을 맡겨서 한 달 만에 58억 원으로까지 불어났다가 이제 마이너스가 될 지경이라고 호소했는데요. 임 씨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하면 임 씨는 다단계에서 다소 나중에 모집된 가담자고, 본인이 맡겼던 돈을 증거금으로 그 몇 배 되는 레버리지가 일으켜졌다가 이번 주에 모두 청산됐다는 얘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정확한 사실은 조사를 통해서 앞으로 밝혀질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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