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文통일부의 ‘대북전단 살포’ 단체 설립 취소는 부당”
문재인 정부가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이유로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의 법인 설립을 취소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7일 자유북한운동연합이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낸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자유북한운동연합는 탈북민 박상학씨가 대표인 단체로 북한에 대북 전단을 살포하거나 쌀을 페트병에 담아 보내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통일부는 2020년 7월 접경 지역 주민의 안전을 이유로 법인 설립을 취소했다. 이에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4·27 판문점선언 등 남북 간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통일부가 북한 눈치를 보며 자유북한운동연합의 설립을 취소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대북 전단을 이유로 설립 허가를 취소하면 표현의 자유가 제약될 수 있다’고 반발하며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대북 전단 지속 살포는 접경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위협을 야기하고 남북 군사 긴장을 고조시켜 평화 통일 정책 추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공익 침해”라고 했다. 아울러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공익이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보다 크다고 보여 설립 허가 취소 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항소했지만 2심 판단도 같았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자유북한운동연합의 전단 살포가 일방적으로’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전단 살포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관한 국제적·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는 활동”이라며 “통일부가 내세운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위험 야기,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고조, 대한민국 정부의 평화적 통일정책 추진에 대한 중대한 지장 초래 등은 매우 포괄적이고 정치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근본적 책임을 자유북한운동연합이나 전단 살포 행위에만 묻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헌법상 기본권에 근거한 활동보다 통일부가 이 단체 설립 허가 취소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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