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걷어붙여 독거노인 돕던 60대 여성…뇌사 후 장기기증

지난 19일 전북대학교병원에서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최종순씨. /사진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생전 독거노인 급식 봉사를 하며 남을 돕는 데 헌신적이던 여성이 세상을 떠날 때도 3명의 생명을 살렸다.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에 따르면 지난 19일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최종순씨가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사망했다. 향년 65세.

그는 지난 3일 자택에서 식사하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점차 상태가 나빠져 가는 모습을 보며 더는 최씨를 고생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기증을 결정했고 3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사했다.

전북 전주에서 세 남매의 장녀로 태어난 최씨를 두고 가족들은 헌신적인 성격이었다고 했다. 힘든 사람을 보면 먼저 나서서 도왔다고 한다.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 음식 제공 같은 봉사활동도 이어왔다. 밝고 쾌활해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좋아했다.

최씨 아들 조세웅씨는 "엄마가 마지막 가는 길에도 좋은 일을 하고 간다"며 "아이들도 예쁘게 잘 키울 테니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시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KODA 원장은 "사랑하는 가족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이를 살리기 위한 결심은 어렵고도 대단한 일"이라며 "슬픔 속에서도 최씨가 나눈 생명과 희망이 선한 영향력이 돼 많은 분에게 기억되고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