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도 의대? “사실상 어렵다”… 2025 대입 어떻게 준비해야하나

최효정 기자 2023. 4. 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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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고2 수능 보는 2025대입… 수시비율 높아지나 수도권은 정시 중요도 여전
고려대 7년 만 논술 부활… 학종 축소되나
미적분 안 해도 의대 진학 가능… 전문가들 “사실상 어려워”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이 발표됐다. 수능 응시과목과 관계없이 문‧이과 통합 선발하는 대학이 늘면서 수학 ‘미적분’을 선택하지 않고도 문과생이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입시 전문가들은 이과생이 강세를 보이는 미적분·기하 시험 난도가 높아 문과생의 의대 진학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수시모집에서는 고려대가 7년 만에 논술전형을 부활하며 논술전형 선발인원도 늘었다. 2025학년의 경우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대입 전형에 반영할지 여부가 대학 자율에 달렸는데, 수능 위주 정시 전형에서 불이익을 주는 대학은 21개교로 나타났다. 2025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에 담긴 변화를 분석해봤다.

수능 수험생들이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 수시 모집 늘었지만 수도권은 정시 중요도 여전

지난 2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발표한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5학년도 대입 전체 모집인원은 34만 934명으로 2024학년도 대비 3362명이 감소했다.

수시모집 선발비율은 2011학년도 이후 역대 가장 높을 전망이다. 수시모집에서는 27만1481명(79.6%)을, 정시모집에서는 6만9453명(20.4%)을 뽑는다. 수시 모집인원은 전년보다 551명 줄었지만 비율상으로는 0.6%p 늘었다. 정시는 2811명 줄고 비율상으로도 0.6%p 감소했다. 수시와 정시의 비중으로 보면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수시 비중이 증가했다. 특히 비수도권의 경우 수시에서 신입생의 88.9%를 선발하여 수시 비율이 90%에 육박한다.

수도권 및 비수도권 대입 전형유형별 모집인원 비교./진학사 제공

하지만 전형유형별 모집인원은 수도권 소재 대학의 경우 2024학년도에 이어 2025학년도에도 정시 수능위주 전형의 선발 비중이 가장 높았다. 2024학년도에 비해 선발인원이 701명이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수도권 대학 전체 모집인원의 3분의 1(32.6%) 가량이다.

비수도권에서는 수시 학생부위주(교과) 전형으로 가장 많이 선발한다. 교과전형 모집인원은 12만 6669명으로 비수도권 전체 선발 인원의 60.7%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면, 정시 수능 위주 전형의 비중은 9.9%로 전체 선발 인원의 10%에 미치지 못한다. 수도권에서 약 3분의 1을 수능 위주 전형으로 선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25학년도에도 여전히 수도권은 정시 수능, 비수도권은 수시 교과전형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모집인원은 줄었지만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대학에서는 여전히 정시 선발비중이 크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수시에 올인하기보다는 정시까지 고려해 입시를 준비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수시 논술 부활… “우수학생 선발 위한 행보”

수시 전형에서는 수도권 소재 대학 내 논술전형의 선발인원 증가가 눈에 띈다. 672명이 늘어난 교과전형에 이어 논술전형의 선발인원이 305명 늘었다. 이는 2018학년도 수시모집부터 논술을 폐지했던 고려대가 7년 만에 논술전형을 부활시킨 여파다. 고려대는 2025학년도에 논술로 344명을 선발한다.

이에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부터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비교과 영역을 평가할때 활동 내역 항목이 축소 또는 폐지됐다. 즉 비교과 영역으로 수시에서 평가하기가 어려워지니까, 학생부 종합전형을 줄여버리고 우수한 학생들을 뽑기 위해서 논술 전형을 신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교과 영역이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축소되면 결국 평가 요소가 고등학교 내신등급밖에 남지 않는데 고교간 격차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2025학년도 고교 입학생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라 고교 내신이 성취평가제로 바뀌는 환경도 고려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의미도 담겼다고 본다. 추후 대학들이 어떻게 우수한 학생을 확보하려는지 고민이 담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선택과목 폐지… 문과생도 의대? “사실상 어려워”

아울러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 취지에 따라 자연계열 지원자에게 수능 선택과목 제한을 두지 않는 대학이 늘면서 이른바 ‘문과생’이 지원할 수 있는 의대가 10곳으로 늘었다. 전국 39개 의대 중 연세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경희대, 한양대, 아주대, 인하대, 중앙대, 가톨릭관동대, 순천향대 등이다.

그동안 의학계열을 모집하는 대부분의 대학은 수학영역에서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하고 탐구영역은 과학탐구를 응시할 것을 요구해 왔기 때문에 수학영역 확률과 통계, 사회탐구영역을 주로 선택해온 ‘문과’ 수험생은 의대에 지원조차 할 수 없었는데 이제 그 문턱이 낮아진 셈이다.

다만 2025학년도부터 일부 의대에 ‘지원’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문과생이 실제로 합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다. 지금껏 미적분·기하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확률과 통계보다 높았던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표준점수는 자신의 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주는데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원점수 만점자의 점수(표준점수 최고점)는 높아진다.

지난해 시행된 2023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학영역 미적분·기하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47점, 확률과 통계는 144점으로 3점 차이가 났던 것으로 추정된다. 모든 문제를 다 맞아도 선택과목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이 다르기 때문에 결국 기존처럼 미적분·기하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치열하게 진학 경쟁을 벌이는 의대의 경우 작은 점수 차로 당락이 갈리기 때문에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게 입시업계의 견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 수학으로는 이과 지원시 여전히 불리한 구도”라며 “문과 학생 중 최상위권에서 중상위권대까지 이과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는 학생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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