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尹-바이든 정상회담 성공적…韓, 자체 핵무장 포기"
바이든 '北 정권 종말' 첫 언급에 대해선 "강력 메시지", "새롭지 않다"평가 엇갈려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의 전문가들은 26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성공적이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와 관련해 한국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기 위한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선 "상당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역내 긴장 고조 등 우려도 내비쳤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이날 뉴스1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군사동맹과 더 광범위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있어 성공했다"고 총평했다.
그는 이어 "두 정상은 증대되고 있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을 감안해 동맹의 현재 및 미래의 관련성을 보여주면서 한국 전쟁의 역사를 강조했지만 그것에 머무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두 정상은 군사와 외교, 경제, 비지니스, 지역 안보, 첨단 기술, 우주 및 사이버 분야에서의 관계 확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스콧 스나이더 미외교협회(CFR) 한미정책국장도 "저는 지금까지 정상회담이 잘 진행돼 왔고, 한미간 다양한 분야에 걸쳐 놀라운 관심과 조율을 위한 노력을 촉진시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크 배리 세계평화국제저널 부편집장 역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하에서 한국이 다소 거친 대우를 받았단 것을 고려하면 이번 정상회담은 전반적으로 성공했다고 본다"고 평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워싱턴 선언'에 대해선 "상당한 진전"이라면서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워싱턴 선언은 핵문제에 대한 제도적 조율 측면에서 상당한 진전을 의미한다"면서 "그러나 그 메커니즘의 지속적인 신뢰성을 보장 등을 위해선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배리 부편집장은 워싱턴 선언이 북핵 위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핵무장한 미국 잠수함이 한국에 기항하면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도 한반도의 온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은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워싱턴 선언은 북한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는 것보단 한국의 안도감을 높이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기존 한미의 핵과 재래식 능력은 북한을 억제해 왔지만, 한국내 일부에선 미국의 확장억제 보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한국의 당국자들은 과거 미국이 핵 전략과 계획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꺼리는 데 대해 좌절감을 표현했고, 미국은 이러한 우려를 염두에 두고 최근 몇 달간 투명성을 높이며 한국 당국자들을 미국 핵 문제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스나이더 국장은 워싱턴 선언에서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상 의무 준수를 재확인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미 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데 대해 "미국으로선 매우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NPT에 대한 공약을 확인함으로써 한국은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내 자체 핵무장 여론이 수그러들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스나이더 국장은 "한국 대중들이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는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클링너 연구원은 "한국의 핵무장 옹호론자들은 그러한 정책이 한국에 미칠 치명적인 후과에 상관없이 완전한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어떤 것에도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대중들은 (자체 핵무장에 따른) 후과를 알게 되면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대중적 호감도는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링너 연구원은 다만 "윤석열 정부가 새로운 워싱턴 선언을 한국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납득시킬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배리 부편집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적인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결정과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불확실성 이후 "한국 대중들이 미국의 신뢰성을 경계하는 데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배리 부편집은 그러나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일반 대중들이 인식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면서 "이 문제는 미국의 약속에 대한 진정한 우려만큼 한국의 국내 정치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미국과 동맹 등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처음으로 직접 언급한 데 대해서도 시각차를 보였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에 대한 매우 강력하고 분명한 메시지"라고 밝혔다.
반면 스나이더 국장은 "새로운 메시지가 아니고, 김정은(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핵 능력을 추구하는 것을 단념하게 하는 메시지도 아니다"라고 했다.
배리 부편집장도 "바이든 대통령의 엄중한 대북 경고는 지난 2017년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경고를 연상시킨다"면서 "다만 이같은 경고가 큰 억제력을 갖진 못한다"고 공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워싱턴 선언 외에도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협력이 확대된 데 대해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워싱턴 선언이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지만, 공동성명에 담긴 양국간 협력 분야의 범위와 폭이 두드러진다"면서 "그것은 한미 관계가 수십년 동안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국장도 "한미 관계는 정부 및 동맹 전체적으로 성숙해졌다"면서 "15년 전만 해도 한미동맹은 주로 군사적 성격이었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한미동맹은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정책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에 대해 '한국이 잘 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대체로 공감을 표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행동으로 뒷받침돼야 할 것"(스나이더 국장)이라고 지적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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