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을식 고대의료원장 “4년간 1200억 투자…국내 1위· 세계 30위 연구중심병원 도약할 것”
과천·남양주 등에 제4병원 신축 검토
“신축 병원에 ‘중입자 치료’ 검토”
진료외 연구로 얻는 수익 병원에 재투자
연구 분야서 우위 선점 연구인재 발굴 총력
고려대의료원이 향후 4년 동안 연구 인프라 구축 등에 약 1200억 원을 투자해 국내 1위, 세계 30위권의 ‘연구 중심 의료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고대의료원은 오는 2028년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낡은 시각과 편견을 뛰어넘어 고려대의료원만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와 역할에 집중하고, 내실을 다져나갈 것”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윤 의무부총장은 지난 3월 제17대 고려대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윤 의무부총장은 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과 의과대학과, 메디사이언크파크, 청담 고영캠퍼스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첨단 혁신 연구를 하는 연구 중심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향후 4년 간 약 1200억 원을 연구 인프라 등에 투자해 국내 1위, 세계 30위권의 ‘초격차 연구 중심 의료기관’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고려대의료원은 연구 역량을 꾸준히 쌓아왔다. 외부 연구개발(R&D)수주액은 연평균 13%씩 성장하며 지난해 1500억 원을 달성했다. 고려대의료원이 교내에서 개발한 원천 기술을 바깥으로 이전해 받은 기술 이전료도 300억 원에 육박한다. 연구를 핵심 동력으로 혁신 연구로 창출한 수익을 병원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의료원의 발전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의료원은 설립 100주년인 2028년까지 경기도권에 ‘세상에 없는 미래 병원’을 슬로건으로 한 제4 병원을 신축하기로 했다. 제 4병원은 경기도 과천과 남양주 가운데 저울질 중인데, 지자체와의 공동협의체 구성을 통해 도시개발계획과 인프라, 관련 규제, 파급효과 등을 논의하고 있다. 윤 의무부총장은 경영 용어인 ‘리드 매치(Lead-Match)’ 전략을 언급하며”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한 것처럼, 제4 병원이 들어서면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리드매치 전략에서 ‘리드’는 선도한다는 뜻이고, 매치는 경쟁 그룹과 같이 간다는 뜻이다. 연구에서 선두에서 이끌어 가고, 나머지 분야는 선두 그룹에 합류해 뒤따라간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의무부총장은 “연구분야에서는 의대에서 국내 1위, 세계 30위로 부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말했다.
의료원은 중장기 마스터 플랜을 통해 최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감염병과 외과 수술 역량, 중증질환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병상을 추가해 안암(1056개)·구로(1091개)·안산(836개)의 병상을 2983개에서 3500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청담 고영캠퍼스 맞은편에는 연면적 1070평 규모의 ‘청담 제2캠퍼스’도 조성한다.
혁신 연구로 창출한 수익을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기 위해 기초·임상 분야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아울러 환자 경험에 기반한 차세대 스마트병원 전환과 차별화된 인재 관리 전문 시스템을 구축한다. 의료원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과 인공지능, 디지털헬스케어 등 첨단 IT 혁신기술을 접목시켜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시스템을 구현해 환자 중심의 스마트병원 전환을 추진한다.
병원 발전을 견인할 우수 인적자원 확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인재양성추진위를 만들어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30~40명의 교원을 임용해 인재를 영입하고 관리, 운영하는 차별화된 인재 관리 전문 시스템을 구축하는 식이다. 윤 의무부총장은 “개원가에서 영업이 잘 되는 전공과 의료진들은 대학병원을 빠져나가서 이동하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외부영입도 받고, 인재유출을 막는 예방적 여러 전략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혁신 의학 연구를 이끌어갈 기초 및 임상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선도 의사과학자 육성장학금’이 대표적이다. 의료원에 재직 중인 전공의나 임상강사가 의학과에 진학하면 입학금과 등록금을 지원하게 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을식 의무부총장과 한승범 안암병원장, 정희진 구로병원장, 권순영 안산병원장 등 주요 보직자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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