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슉 소리 난 후 옆 동료가 쓰러졌다” 러시아 저격수 총격에 기자 사망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에서 취재 중이던 이탈리아 기자와 우크라이나 기자가 기습 총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기자가 숨지고, 이탈리아 기자가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2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총격 사건은 이날 우크라이나 점령지인 헤르손주(州) 지역에서 발생했다. 헤르손은 우크라이나 전쟁 격전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헤르손시에서 철수했으나, 헤르손주 외곽 일부는 여전히 점령하고 있다.
피해자의 신원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 소속 특파원 코라노 추니노와 우크라이나 기자 보그단 비티크로 파악됐다. 이번 총격으로 비티크가 숨졌다. 추니노는 목숨을 건졌으나, 총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 레푸블리카 측은 “당시 두 사람은 ‘프레스’(기자)라고 적힌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며 “이들은 러시아 저격수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매복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추니노는 라 레푸블리카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세 개의 검문소를 통과해 헤르손 지역으로 들어갔다”며 “갑자기 ‘슉’하는 소리가 들렸고, 그때 동료가 숨진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걸 봤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공격을 당했다. 나는 비티크가 쓰러진 것을 봤다”며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나는 사정거리에서 벗어나는 곳까지 기어간 후, 민간 차량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 달렸다”며 “나는 피투성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혹시 몰라) 비티크에게 여러 번 전화를 걸었으나 그는 받지 않았다”며 “그는 내게 좋은 친구였다. 너무나도 고통스럽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비티크가 아내와 아들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며 “러시아 저격수들이 매복해있기 때문에 그의 시신을 수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이번 사건이 러시아인들의 소행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라 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의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며 “러시아인들은 대상이 러시아인이든 이탈리아인이든 우크라이나인이든 상관 않는다. 그저 총을 쏠 뿐”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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