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인기, 주말극 흥행 4연타석포
그야말로 흥행 4연타석포를 날렸다.
‘현실 공감력’으로 전폭 지지를 받는 ‘닥터 차정숙’이 JTBC 주말 흥행 계보를 성공적으로 이어받았다.
주말 밤 안방극장을 책임지는 토·일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인기가 수직상승하고 있다.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며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는 것.
4회 만에 최고 시청률 11.7%(4회, 이하 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돌파는 물론 화제성 역시 드라마와 OTT를 포함한 통합 차트에서 1위(4월 3주차, 이하 굿데이터 코퍼레이션 기준)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이로써 ‘닥터 차정숙’은 작년 하반기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부터 ‘대행사’ ‘신성한, 이혼’으로 이어진 JTBC 토일드라마 성공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송중기, 이보영, 조승우에 이어 JTBC ‘주말의 얼굴’로 나선 엄정화는 또 한번 올타임 레전드의 진가를 증명했다. 생사의 고비를 넘긴 후 포기했던 전공의 과정에 다시 뛰어든 차정숙으로 완벽하게 변신해 물 만난 듯 믿고 보는 연기력을 뽐낸다. 차정숙과 얽히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합도 인기 상승의 한 축이다. 차정숙의 남편 서인호 역을 맡은 김병철은 코믹과 진지를 넘나드는 매력으로 얄밉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해 낸다. 여기에 서인호의 첫사랑이자 차정숙의 담당 교수가 된 최승희(명세빈 분)와 차정숙에게 용기를 북돋으며 ‘의사’라는 꿈을 다시 일깨운 로이킴(민우혁 분)까지, 한 병원에서 만난 네 사람의 관계성이 남은 전개에 궁금증을 높인다.
시청자들의 호응은 뜨겁다. 특히 차정숙에게 쏟아지는 워킹맘들의 지지는 강력하게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 환자와 가정에게 충실하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차정숙의 고군분투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현직’ 직장 여성은 물론 여러가지 이유로 일을 쉬고 있거나 뒤늦게 일을 시작한 이들까지, 차정숙의 고군분투에 ‘현생’ 직장인들이 몰입하고 있다. 드라마 관련 댓글에서는 많은 시청자들이 “경단녀(경력단절여성) 엄마로서 핵공감 차정숙”, “워킹맘의 희망 정숙 언니 응원합니다” 등의 메시지로 차정숙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탠다.
이처럼 ‘닥터 차정숙’이 불러일으킨 ‘현실 공감’ 키워드는 앞서 JTBC가 성공시킨 3편의 주말드라마 흥행 동력과 맞물려 있다. 작년 11월, 금토일 파격 편성으로 화제가 됐던 ‘재벌집 막내아들’은 30.1%의 자체 최고 시청률, 타깃 11.9%라는 넘볼 수 없는 기록으로 2022년 최고의 미니시리즈에 등극했다. TV 화제성 역시 5주 연속 종합 순위 1위를 수성하며 방송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신드롬을 만들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자신을 죽인 집안의 핏줄로 다시 태어난 진도준(송중기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송중기, 이성민을 비롯한 배우들의 호연과 강력한 서사에 힘입어 차원이 다른 고품격 회귀물로 사랑 받았다.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격변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동시대를 살아 온 이들에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시청자들은 판타지와 리얼리티가 만난 접점 곳곳에서 현실감을 놓치지 않고 드라마를 만끽했다.
이보영 주연의 ‘대행사’ 역시 직장인들을 열광하게 한 오피스 전투극이다. 지난 2월 26일 17.3%의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린 ‘대행사’는 VC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보영 분)이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함께 우아하지만 처절한 광고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매일 전쟁을 치르는 듯한 광고 회사 라이프가 밀도 높게 그려지며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었다. 4월 9일 10.5%의 자체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맞은 ‘신성한, 이혼’ 역시 단조로운 일상 속 따뜻한 힐링을 전했다. ‘신성한, 이혼’은 현기증 나도록 예민한 아티스트 출신의 이혼 전문 변호사 신성한(조승우 분)이 마주하는 상상 이상의 이혼 의뢰들, 그리고 그와 친구들의 후끈한 케미스트리를 유쾌하게 담아낸 휴먼 드라마다. 저마다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고서도 하루를 그럭저럭 버텨내는 주인공들의 평범한 일상이 많은 이들에게 동질감을 자아냈다.
한편, 오는 6월에는 ‘닥터 차정숙’ 후속으로 ‘킹더랜드’가 주말드라마 라인업을 이어간다. ‘킹더랜드’는 웃음을 경멸하는 남자 구원(이준호 분)과 웃어야만 하는 스마일 퀸 천사랑(임윤아 분)이 호텔리어들의 꿈인 VVIP 라운지 ‘킹더랜드’에서 진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이다.
여름 주말 밤, 스위트 로맨스 ‘킹더랜드’와의 만남도 기대된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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