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무거운’ 딸들의 고민…한국엔 ‘K-장녀’ 중국엔 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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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선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부여받은 딸들을 가리키는 신조어인 '푸디모(扶弟魔)'가 생겨났다.
이 단어는 남동생을 과도하게 뒷바라지하는 여성을 '남동생을 지원하는 괴물'로 지칭한 것으로,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최고의 악역(빌런)인 '볼드모트'의 중국 이름인 扶地魔(푸디모)를 살짝 변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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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모(扶弟魔)’ 신조어 생겨나
남성들, ‘신붓감 사절’ 조건 내걸기도
한국에 ‘K(케이)-장녀’가 있다면 중국엔 ‘푸디모’가 있다?
최근 중국에선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부여받은 딸들을 가리키는 신조어인 ‘푸디모(扶弟魔)’가 생겨났다.
이 단어는 남동생을 과도하게 뒷바라지하는 여성을 ‘남동생을 지원하는 괴물’로 지칭한 것으로,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최고의 악역(빌런)인 ‘볼드모트’의 중국 이름인 扶地魔(푸디모)를 살짝 변형했다.
중국은 청년 실업률이 20%에 육박하는 경제적 불안 속에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중국사회의 뿌리 깊은 남아선호 성향 탓에 많은 여성이 정서적·재정적으로 남자 형제를 뒷바라지하라는 부모들의 강요와 딸들의 헌신이 빚어낸 기형적 사회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매체 ‘지무신문(極目新聞)’을 인용해 남동생이 없는 신붓감을 원하는 미혼 남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달 초 산둥성에서 열린 미혼남녀 짝짓기 행사엔 4000명이 참가했는데, 많은 남성 참가자가 남동생이 없는 여성을 원했다.
미혼남성 사이에서 이러한 경향이 커지자 많은 미혼여성은 자기소개서에 남동생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히기 시작했다.
27세의 한 여성은 “개인정보란에 남동생이 있긴 하지만 최고 대학에 재학 중”이라며 “무엇보다 나는 ‘푸디모’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장푸후이 산둥미래심리컨설팅연구소 컨설턴트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중국 부모가 남동생을 책임지게 하려고 딸들을 키우고 있다”면서 “남성들이 남동생 없는 여성을 찾는 이유는 미래의 아내가 새 가족의 이익은 무시하고 남동생만 챙길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어린 시절부터 중국 부모들은 딸들에게 누나로서 남동생을 도와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으며, 그 결과 많은 여성들이 남동생에게 희생하고 있다는 것.
화제가 됐던 산둥성 짝짓기 행사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만 93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온라인에서 화제거리가 됐다.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의 한 누리꾼은 “문제는 남동생이 있는 게 아니라 당신이 푸디모라는 것”이라고 썼다. 그런가 하면 한 누리꾼은 “누나가 있는 친척 녀석이 있는데, 그 애도 남동생이 없는 여자친구를 찾고 있다. 엄청 웃긴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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