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결혼식 앞두고 피살된 청년' 가해자 징역 20년에 검찰 항소

박종대 기자 2023. 4. 2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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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가해자도 항소...유족 "억울한 희생자 다신 나와선 안 돼" 엄벌 호소

[안산=뉴시스] 지난달 2일 경기 안산시 상록구 한 아파트단지 인근에서 흉기 피살된 30대 남성의 여동생이 검찰에 제출한 엄벌 탄원서. (사진=유족 제공) 2022.11.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산=뉴시스] 박종대 기자 = 경기 안산시에서 일면식도 없던 30대 남녀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한 피고인에게 법원이 징역 20년을 선고하자 검찰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살인 및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A(34)씨에 대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전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가 노상에서 시끄럽게 했다는 이유만으로 화를 내며 피해자 가슴과 복부, 옆구리, 왼쪽 얼굴 등을 여러 차례 과도로 찔러 살해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또 "이를 말리던 피해자 여자친구에게도 상해를 가하는 등 사안이 중대한 점, 유족들이 피고인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한다"고 덧붙였다.

A씨 측도 선고 다음날인 20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의 항소 사유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A씨 측은 1심 재판 과정에서 A씨가 범행 당시 정신질환 등 사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취지로 선처를 요청했다.

숨진 피해자 B씨 부친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만일 A가 자신이 살인을 저질러 사형을 선고받을 걸 미리 알았더라도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겠냐"며 "억울한 희생자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으려면 법이 내릴 수 있는 가장 중한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B씨 부친은 이 사건 피고인에 대한 검찰의 기소 이후 1심 선고 전까지 유족을 비롯한 피해자 친구 및 선·후배 등 600여 명의 엄벌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B씨는 여동생 결혼식을 약 5개월 앞두고 이런 참변을 당했다. B씨 모친은 이번 사건으로 정신과 상담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수원지법 안산지원(부장판사 안효승)은 지난 19일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1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들이 노상에서 시끄럽게 했다는 이유로 시비가 발생하자 화가 난다는 이유로 B씨의 가슴과 복부, 옆구리, 왼쪽 얼굴 부위 등 치명적인 부위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안산=뉴시스] 박종대 기자 = 지난 2일 경기 안산시 상록구 한 아파트단지 인근 노상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된 30대 청년 장례식장 빈소에 놓인 고인의 영정사진 모습. 2022.10.05.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유족들도 이런 참담한 결과에 평생 치유되기 어려운 큰 슬픔과 고통을 안고 살아가게 됐고, 수사단계에서부터 지속적으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정신상태나 판단능력이 완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일 오전 1시 11분께 안산시 상록구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인근 노상에서 B(33)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이를 말리던 B씨 여자친구 C(34)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B씨와 C씨가 자신의 집 주변에서 다투는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창문 밖을 향해 “야!”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를 들은 B씨는 큰소리로 “뭐!”라고 소리를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격분한 A씨는 집 안에 있던 흉기를 손에 들고 주거지 밖으로 나와 B씨가 있는 노상 쪽으로 뛰어갔다.

이후 A씨는 두 사람을 불러 세운 뒤 B씨에게 “네가 나한테 소리를 질렀냐?”라고 물었고, B씨는 “그래 내가 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A씨는 B씨에게 달려들어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가격한 뒤 손에 들고 있던 흉기로 B씨 가슴과 복부, 옆구리 부위를 1차례씩 찌르고 얼굴 부위도 3차례 찔렀다.

A씨는 이를 말리는 C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손목 부위에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B씨는 사건 직후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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