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MS·블리자드 인수 제동···92조 ‘세기의 게임합병’ 무산될듯
687억 달러(약 92조원)에 달하는 게임업계 사상 최대 규모 거래에 빨간불이 켜졌다. 영국 경쟁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형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블리자드) 인수를 불허했다.
영국 반독점 규제기관인 경쟁시장청(CMA)은 26일(현지시간) 클라우드 게임 시장 경쟁 약화 우려로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쟁시장청은 해당 거래가 성사되면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혁신이 위축되고 게임 이용자의 선택권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MS는 지난해 1월 블리자드를 업계 사상 최고 금액인 687억달러(약 92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MS가 지금까지 추진한 인수합병 거래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영국 경쟁시장청은 “‘콜 오브 듀티’와 ‘오버워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중요한 게임 콘텐츠의 통제권을 갖게 되면서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MS의 유리함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쟁시장청 분석에 따르면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2026년에 110억 파운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MS는 현재 점유율이 60∼70%에 달한다. MS가 경쟁 저하 우려를 막기 위한 대책을 제시했으나, 경쟁시창청은 해소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MS와 블리자드는 항소 방침을 밝혔다. 블리자드 대변인은 “경쟁시장청의 보고서는 정보기술(IT) 사업을 하기에 매력적인 나라가 되겠다는 영국의 야심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MS의 브래드 스미스 부회장은 “경쟁시장청은 경쟁 저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 방법을 거부했고 영국의 기술 혁신과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영국에서 항소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는 있어도, 경쟁시장청의 결정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MS가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하려면 미국(FTC), 영국, 유럽연합(EU) 등 16개국의 경쟁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 기관 역시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FTC는 지난 2월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게임 시장의 경쟁 약화가 우려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EU는 다음달 22일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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