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율 딱, 내 스타일”…여고생에 문자보낸 교사, 성희롱 ‘무혐의’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같은 학교 여학생에게 부적절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고등학교 교사의 정직 1개월 처분이 확정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이정현)는 고교 교사 A씨가 경상남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정직 처분 취소 소송을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이 부적법해 본안 심리를 하지 않는 결정을 말한다.

재판부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지만 그 이후 소송을 제기해 부적법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21년 4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자신이 다니는 고교 학생 B양과 카카오톡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직위해제 처분됐다.

A씨는 B양에게 “남자가 예쁜 여자를 보면 사족을 못쓰긴 하지”라거나 “샘은 OO(B양)이 샘 스타일인데”, “선생님한테도 애교 부려 봐바”, “샘은 OO이 같은 사람이 이상형인데?”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비율도 OO이 비율이 딱임”, “샘은 OO이 같은 사람 만나고 싶다”, “서로 관심 있으면 바로 사귈거지?”, “20살에 결혼하자 OO아”, “비공식적 남자가 원하는 여자 1위: 만 18세~20세인 여자라네” 등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거제경찰서는 A씨를 아동복지법상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무혐의 의견으로 사건을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넘겼다. 검찰도 증거 불충분으로 A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B양은 불기소 처분에 대해 항고했지만 부산고검은 이를 기각했다.

경상남도교육공무원일반징계위원회는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판단해 A씨를 정직 1개월에 처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다른 학교로 전보됐다.

그는 징계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로 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한이 지났다고 보고 각하하면서도 징계 사유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도 제시했다.

재판부는 “A씨의 비위 행위가 이뤄진 기간·횟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비위 행위로 인해 B양이 겪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고려할 때 결코 비위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의 비위 행위는 적어도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이상에 해당한다고 봐야 할 것인데 징계기준은 이러한 경우 ‘강등~정직’으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양은 ‘A씨의 표현이 과했던 것은 맞지만 그래도 많은 도움을 주셔서 악감정만 있는 것이 아닌 선한 감정도 조금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을 징계위원회에서 고려해 징계를 내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직 1개월의 처분이 비위 행위에 비해 무겁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A씨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지난 25일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