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생일에 웃었다...男 테니스 홍성찬, 서울오픈 챌린저 8강 선착
아내의 생일에 경기를 하면 어떤 심정일까.
남자 테니스 홍성찬(26·세종시청·194위)이 남자 프로테니스(ATP) 서울오픈 챌린저 단식 8강에 안착했다. 대회 1번 시드를 꺾으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현장을 찾은 아내도 웃었다.
홍성찬은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센터코트에서 열린 대회 단식 16강전에서 호주의 맥스 퍼셀(25·89위)을 1시간 43분 끝에 세트스코어 2대0(6-1 6-3)으로 완파했다. 챌린저 대회는 투어보다 한 등급 아래의 대회로 주로 세계 랭킹 100~300위권 선수들이 나온다. 상위권 랭커들이 부상에서 회복한 뒤 실력 점검 차 나오기도 한다.
퍼셀은 이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가장 랭킹이 높은 1번 시드로 유력한 우승 후보로도 꼽혔다. 퍼셀을 상대로 홍성찬의 역대 전적은 승리 없이 1패. 작년 10월 부산오픈 챌린저에서 0대2로 무릎을 꿇은 뼈아픈 기억이 있었다.
그러나 아내의 생일인데 찬물을 끼얹을 순 없었다. 첫 게임에 브레이크 위기에 5번이나 몰리는 등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 게임을 끝내 지켜냈다. 기세를 잡은 홍성찬은 가볍게 첫 세트를 따내고 두 번째 세트도 얻어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유의 가벼운 몸놀림과 끈질기게 수비하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지난해 11월 일본 마츠야마 챌린저에서 커리어 첫 챌린저 대회 단식 우승을 맛 본 홍성찬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주 미국에서 출전한 탤래해시 챌린저 준결승까지 올랐고, 이번 주 24일을 기준으로 처음 세계 랭킹 100위권 안에도 들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6명 중 유일하게 단식 본선에 자력으로 진출했다.
홍성찬은 “퍼셀 선수에게 작년에 부산에서 졌다. 다시 붙었는데, 사실 저도 이길 줄 몰랐다. 제가 성장했다는 걸 많이 느낀 시간이 됐다”면서 “첫 게임부터 힘들었는데 이걸 가져온 게 오늘 승리에 관여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어 이날이 아내의 생일이라고 언급하며 “서울에 온 겸 생일 선물도 사줘야 돼 이따가 백화점에 가야 한다. 오늘 돈을 벌어야 하니(웃음) 더 악착같이 하기도 했다”며 “‘코트에서 죽는다’란 생각으로 뛰었다. 이겨서 서로 너무 좋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홍성찬은 2021년 11월에 5살 연상의 여자친구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홍성찬은 “상대방을 질리게 하는 게 제 테니스”라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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