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임시정부, “반기문·군부 수장 만남 비윤리적” 비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미얀마 군부를 만난 것을 두고 미얀마 민주진영이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26일(현지시간) 이라와디에 따르면, 미얀마 망명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두와 라시 라 대통령 대행은 반 전 총장이 최근 미얀마를 방문해 군부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난 것을 두고 “잔혹한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피비린내 나는 살인자를 국제무대에 홍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만남은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제단체 대표자들이 군부를 처벌하고 고립시키기보다는 달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은 이전에도 군부에 같은 식으로 접근했다. 그것이 미얀마에서 군사 독재가 살아남은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얀마 국민들의 고통과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해서는 군부를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국제 원로그룹 ‘디 엘더스’ 부의장 자격으로 지난 23~24일 미얀마를 방문해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부 지도자들과 만났다. 반 전 총장은 군부에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5개 항 합의를 이행하고, NUG를 비롯한 당사자 간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미얀마를 포함한 아세안 국가들은 2021년 4월 특별정상회의에서 폭력 중단과 당사자 간 대화 개시 등 5개 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민간인 공격과 유혈 진압을 이어가고 있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이 미얀마를 방문한 직후에도 군부가 공습을 벌여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5일 전투기가 샨주 한 병원을 공격해 임신부 등 5명이 다쳤다.
NUG는 “반 전 총장의 요청에 군부는 공습으로 답했다. 폭력을 중단하라는 요청에도 민간인을 상대로 잔혹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와 라시 라 대통령 대행은 “국제적 개입은 긍정적 접근이지만, 군사 독재를 존속시키려는 시도는 심각하게 비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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