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해양생물 한국 도달할 것… 삼중수소 위험성도 과소평가”
티머시 무쏘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교수
“삼중수소 체내 피폭 시 세대 넘어 유전자 변형 우려”
일본 정부가 연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 위험성이 과소평가됐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간 삼중수소는 세슘이나 스트론튬 같은 방사성 물질보다 반감기가 짧고 방사선 양도 적어 위험성이 낮게 주목됐으나 생물 체내에 유입될 경우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 전반으로 퍼지고, 인체에 들어오면 수 세대에 걸쳐 축적되며 유전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단 식수로 마시거나 해산물을 먹어서, 또는 흡입해서 몸 안에 들어온 삼중수소는 이렇게 체외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될 위험이 높단 것이 무쏘 교수 지적이다. 내부 피폭 과정에서 DNA 분자구조를 절단하고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장기 손상이 지속되면 암 같은 중증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 큰 문제는 개별 개체 축적을 넘어 먹이사슬 간에도 삼중수소 오염도가 축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중수소가 단백질, 지방 등 체내 유기물과 결합하면 해당 생물체를 상위 포식자가 먹을 경우 체내에 포함된 삼중수소까지 같이 먹게 된다. 과거 삼중수소에 오염된 물에서 식물성플랑크톤-녹조-홍합 거의 모든 세포까지 먹이사슬 전반에 걸쳐 삼중수소가 발견됐다는 논문도 있다. 무쏘 교수는 “수은이나 살충제 DDT처럼 생물 축적과 증폭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계속해서 생태계 전반에 삼중수소 농도가 오르면 이를 먹는 인간에게까지 영향이 쌓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식기 세포 조직 변이로 인한 세대 간 유전자 변형까지 가능하다는 우려도 있다. 무쏘 교수는 2017년부터 초르노빌(체르노빌의 우크라이나식 발음) 발전소 15∼45㎞ 반경 내 떠돌이개 302마리 혈액 샘플을 채취해 연구한 논문을 지난달 3일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원전 주변 떠돌이개는 순종이 아닌 초르노빌 일반 개와도 유전적 공통점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986년 초르노빌 사고 이후 방사선 피폭으로 유전자 변형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전문위원은 “도쿄전력이 삼중수소 체외 선량만 밝히며 약한 방사성 물질이자 저에너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며 “주요 우려사항은 삼중수소가 체내로 들어왔을 때의 영향인데 이는 다루지 않고 ‘선택적 과학’을 설명한다”고 지적했다. 버니 수석전문위원은 “삼중수소가 무해하다는 의도적이고 효과적인, 잘못된 소통방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현재도 매일 약 100t의 오염수가 발생한다”며 “어쨌든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겠지만 미리 방류로 인한 위험성이 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염수 방류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험한 국제법 위반인 만큼 이를 활용해 제소하는 방안이 방류를 저지하는 가장 실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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