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경미한 범죄로 즉결심판 넘겨진 피의자도 변호인 조력 받아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뉴스1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경미한 범죄로 즉결심판에 넘겨지는 피의자에게도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와 진술을 거부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인권위는 27일 즉결심판 대상자가 변호인 조력권과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을 수 있도록 ‘경범죄처벌법 시행규칙’의 관련 내용 개정을 행정안전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즉결심판 청구대상자를 조사할 때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경찰관에게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도 권고했다.

이번 권고는 지난 2021년 경찰에 거짓신고를 한 혐의로 파출소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A씨가 작년 12월 낸 진정이 발단이 됐다.

A씨는 2021년 5월1일 오후 11시쯤 술에 취한 상태로 약 40분 동안 ‘집에 가려는데 대중교통이 없어 경찰이 데려다 달라’는 취지로 112에 21회에 걸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B씨는 A씨가 거짓신고를 했다며 이틀 후 파출소 출석을 안내하고 택시로 A씨를 귀가시켰다. 경찰에 출석한 A씨는 변호사를 만난 뒤 자술서를 쓰겠다고 했지만 경찰관 B씨는 “변호사를 선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진정을 검토한 인권위는 A씨가 ‘변호인에게 조력 받을 권리’를 침해 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형사 사건에서 가장 기본적인 피의자·피고인의 권리이므로 즉결심판 청구대상자에게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자백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인 때에도 유죄의 증거로 볼 수 있다”며 “진술자 자필이 재판에서 증거라고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관이 즉결심판 청구대상자에게 진술서를 확인받을 때, 즉결심판 청구대상자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권리가 고지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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