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만 냥심 흔든 '고양이스낵바'…"한국이 좁아서 타이쿤 선택"

박예진 2023. 4. 2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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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타겟을 두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보다는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타이쿤 게임에서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25일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트리플라에서 만난 허산 대표는 '고양이스낵바'를 만들기까지 타이쿤 장르에 매진한 이유를 이처럼 설명했다.

마프게임즈를 매각 후 그는 마프게임즈에서 타이쿤을 만들던 개발진을 이끌고 지금의 트리플라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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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기사 김봉식' 만들던 남자, 힐링 고양이 게임으로 돌아오다
허산 트리플라 대표

[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정해진 타겟을 두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보다는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타이쿤 게임에서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25일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트리플라에서 만난 허산 대표는 '고양이스낵바'를 만들기까지 타이쿤 장르에 매진한 이유를 이처럼 설명했다.

올해 초 출시된 타이쿤 모바일 게임 '고양이스낵바'는 특유의 힐링 감성과 재미로 입소문이 나면서 론칭 3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천만회, 누적 매출 90억원을 돌파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80%에 달하며 10만명 수준의 이용자가 매일 새로 유입된다. 캐주얼 장르로는 상당히 가파른 성장이다.

포근한 파스텔톤 색감의 고양이들이 성공을 꿈꾸며 커피트럭에서 대형 레스토랑까지 장사를 하는 이 게임은 테스트까지 단 42일, 4명이 모여 개발했다. 이처럼 자원을 적게 들일 수 있었던 건 과거 마프게임즈 시절부터 손발을 척척 맞춰온 팀원들과 다져온 타이쿤 제작 내공 덕이다. 실제 고양이를 키우는 아트 팀원들의 감각으로 사랑스러운 고양이 모션도 더해졌다.

'고양이스낵바' 플레이화면 [사진=넵튠]

◆ "모바일 태동기 벼락치기, '중년기사 김봉식'에서 넵튠 인수까지"

허산 대표는 자신을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2010년대 초 PC에서 모바일 시장으로 전환하면서 모바일 게임 개발자 육성 붐이 일었다.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작은 회사에서 대표에게 직접 1대1 과외를 받으면서 처음으로 게임 개발을 배웠다. 3년 이후 동료와 패기 넘치게 '마프게임즈'로 공동 창업을 택했다.

둘이서 개발, 기획을 맡아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을 만들고 아트 담당을 겨우 구해 한 달 만에 게임을 완성했다. 이후 게임 이름을 추천해달라며 올린 커뮤니티 글에서 '중년기사 김봉식'이 최종 낙점됐고 입소문을 타면서 큰 화제가 됐다.

"커뮤니티에서만 한 달 만에 2만명이 유입됐고 마케팅비 한 푼 들이지 않고도 구글 차트에 올라 매출 150억을 벌었습니다. 들인 개발비에 비해 당시 시장 상황에서는 매우 큰 숫자였죠."

3명에 불과하던 회사는 40명까지 확장했다. 마프게임즈를 매각 후 그는 마프게임즈에서 타이쿤을 만들던 개발진을 이끌고 지금의 트리플라를 꾸렸다. 이를 눈여겨본 넵튠의 인수로 든든한 지원군을 얻고 트리플라는 마침내 고양이스낵바로 안타를 칠 수 있었다.

'중년기사 김봉식' [사진=구글플레이]

◆ "경쟁 치열한 시장…타이쿤으로 해외서 기회 찾았다"

허 대표는 중년기사 김봉식의 경험으로 단시간 타석에 자주 서는 법을 배웠다. "개발 기간과 흥행은 큰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짧게 만든 게임이 오히려 성공했습니다. 트렌드를 보고 새로운 소재를 실험할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그가 마프게임즈 시절부터 타이쿤을 개발한 시간을 합하면 4년이다. 그는 2021년 트리플라를 창업하면서 6개의 타이틀을 내며 줄곧 타이쿤에만 집중했다. 앞서 마프게임즈에서 고양이와 햄스터 등 귀여운 동물 소재 게임으로 유독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는 '고양이스낵바' 개발로 이어졌다.

이는 더욱 넓은 시장을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전투 요소가 있는 방치형 RPG의 경우 성과는 좋았지만 정해진 타겟 이용자를 놓고 파이 싸움이 일어나니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어요. 국내보다 수익성은 낮을 수 있지만 해외 10억 인구에서 저희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만 찾아도 충분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실패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게임을 내면서 사라진 게임이 다수다. 허 대표는 "일단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면서 "국내가 아니라 해외까지 목표라면 해외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요소들을 찾을 때까지 계속해서 시도해 보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진 살아남는 게 목표였다면 이제 그 단계를 넘어서고 싶다"면서 "1억 다운로드까지 가는 게 단기적 목표고, 앞으로도 다양한 실험을 계속하며 고양이스낵바를 뛰어넘는 최고의 게임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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