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남성들 “남동생 없는 여자친구 원해” 그 이유는?

최근 산둥성에서 열린 미혼남녀 소개팅 행사 현장. /중국 소호

최근 중국에서 남동생이 없는 배우자를 원하는 미혼 남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27일 중국 지무뉴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중국 산둥성에서 약 4000명이 참석한 미혼남녀 소개팅 행사가 열렸다. 해당 행사에 참석한 남성 다수는 남동생이 없는 여성을 원했다.

1990년생인 한 남성은 자기소개서에서 안정적인 직업, 자동차, 집을 가진 여성을 원한다면서 남동생도 없어야 한다고 썼다. 1998년생인 다른 남성은 “미래 배우자의 키와 몸무게는 상관없다. 상냥하고 사려 깊은 성격에 센스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면서 “남동생이 없다면 더 좋겠다”고 했다.

이러한 경향에 일부 여성들은 자신이 뒷바라지해야 할 남동생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27세 여성은 자기소개서에 남동생이 있긴 하지만 최고 대학에 재학 중이라며 “무엇보다 나는 ‘푸디모(扶弟魔)’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푸디모는 남동생을 과도하게 지원하는 여성을 지칭하는 중국 신조어로 “남동생을 지원하는 괴물”이라는 뜻이다.

산둥미래심리컨설팅연구소의 장푸후이 컨설턴트는 이 같은 관점으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남성들이 남동생 없는 여성을 찾는 것은 미래의 아내가 새로운 가족의 이익은 제쳐두고 남동생에게만 헌신할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일부 부모들은 딸들에게 ‘남동생은 가정의 기둥이며 누나는 그를 책임져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며 “어린 시절부터 이 같은 인식이 주입된 여성들은 이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고 남동생을 위해 희생한다”고 말했다.

해당 행사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만 조회수 9300만회를 기록하는 등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이를 본 네티즌은 “문제는 남동생이 있는 게 아니라 당신이 푸디모라는 것”, “이상한 사회적 현상은 이상한 사회에서 나온다”, “친척 중에 누나가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도 남동생이 없는 여자친구를 원한다. 너무 웃긴다!” 등 반응을 남겼다.

한편 중국이 3년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어오는 동안 청년 실업률이 20%에 육박하는 등 경제적 압박이 심해진 가운데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중국 각 지역에서 출산 장려책을 도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