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상병이 욕설·괴롭힘…소초장도 '모르쇠', 결국 정신과 치료"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육군 5사단 GOP 부대 전입신병에 대한 군 내 가혹행위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소속대 간부들이 가혹행위와 인권침해를 알고도 관행이랑 핑계로 방치했다"며 "군 인권 감수성 퇴보를 멈추고 사건 관계자들을 엄단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뉴스1

군에서 선임병이 후임병을 괴롭히는 가혹행위가 발생했지만 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27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8월 육군 5사단 GOP(일반전초)에 전입한 신병이 상습적 가혹행위,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A이병(현재 일병)은 GOP 상황병으로 배치를 받았다. 이후 업무에 미숙하다는 이유로 B상병(현재 만기 전역)의 지속적인 괴롭힘이 시작됐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B상병은 A이병이 질문하면 'X치고 기다리라'고 답했고 A이병이 실수를 하면 화를 내고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괴롭힘이 1개월 이상 지속돼 A이병은 공황장애 증세를 보였다는 것이 군인권센터의 설명이다.

특히 해당 GOP 소초장이 B상병의 부적절한 행위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방조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주장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A이병 부모가 군에 연락했지만 소초장이 오히려 B상병 편을 들었다"고 밝혔다.

결국 B상병은 GOP 내 다른 보직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A이병과 자주 마주치고 업무상 소통을 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A이병은 지난해 11월 민간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1월에는 현역 부적합 심의를 신청했지만 두차례 '계속 복무' 결정이 내려졌다.

군인권센터 관게자는 "사건 관계자들을 엄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A이병이 피해를 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신속히 취해야 한다"고 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