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자 발생, 외출 자제” 市안전문자까지 온 한밤 사건 뭐길래

지난 25일 오후 9시 10분쯤 흉기 난동을 벌인 40대 남성을 체포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 /MBC

경기도의 한 주택 골목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던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인근 주민들에게는 안전안내문자까지 발송됐다.

27일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40대 A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 9시10분쯤 경기 시흥 정왕동 주택 골목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자, A씨는 이를 피해 자기 집 옥상으로 도주했다가 이웃집 옥상으로 건너갔다. 이후 경찰과 50여 분간의 실랑이를 벌인 끝에 외벽 배관을 타고 1층으로 내려왔다. A씨는 이 과정에서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두르다 결국 경찰이 쏜 테이저건을 맞고 현행범 체포됐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지만 이번 흉기 난동으로 주민들에게는 안전안내문자까지 발송됐다. 시는 오후 10시쯤 안전문자를 통해 “흉기 난동 불상자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A씨 체포 뒤에는 “흉기 난동 불상자 검거 완료했다. 인근 주민들은 안심하시고 외부 활동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경기 시흥시 정왕동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40대 남성이 검거된 뒤 발송되 안전안내문자. /트위터

강력 범죄로 안전문자를 발송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긴급 상황인데 일일이 주민들을 찾아가 경고할 수 없어 시 측에 협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시흥시청 관계자는 ”시흥경찰서에서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 문자 요청이 있어서 신속하게 안전 문자를 발송했다”고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마약이나 음주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이유에 대해 “귀에 환청이 들리고 이웃들이 자기 집을 엿듣는 것 같아 범행했다” “누가 나를 죽이려고 한다” 등의 취지로 진술했다.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열리며,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