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주가조작 일당 첫 보도 5시간 후 25일 새벽 1시반 줄행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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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부터 울면서 오신 여성분까지 수십명이 계속 사무실을 왔다 갔다 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차가 오니까 도망쳤다."
사무실 인근에서 만난 A씨는 지난 25일 새벽 1시27분쯤 경찰에 '투자자들이 사무실에 와서 다툼을 벌인다'고 신고했다.
A씨는 "밖에 있던 사람이 사무실에 전화를 해준 건지 경찰차가 오니까 대여섯명은 바로 차를 타고 도망치고 공모자들은 노트북을 숨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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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노부부부터 울면서 오신 여성분까지 수십명이 계속 사무실을 왔다 갔다 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차가 오니까 도망쳤다."
'SG증권발 폭락사태'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주가조작 일당을 경찰에 신고한 A씨(48)의 말이다.
27일 오전 방문한 H투자자문업체의 강남구 사무실은 경찰에 이어 금융위원회의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었다. 사무실 인근에서 만난 A씨는 지난 25일 새벽 1시27분쯤 경찰에 '투자자들이 사무실에 와서 다툼을 벌인다'고 신고했다. 투자금을 날린 투자자 20~30명이 사무실을 찾아와 이들과 언쟁을 벌인 것이다.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A씨는 그날 대학원 과제를 위해 사무실에 남아 있다 이날 장면을 목격하고 신고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해당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200여대와 증거품을 긴급 압수한 뒤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밖에 있던 사람이 사무실에 전화를 해준 건지 경찰차가 오니까 대여섯명은 바로 차를 타고 도망치고 공모자들은 노트북을 숨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수상한 정황은 한달 전부터 있었다. A씨는 "한달 전쯤 기존에 있던 기도원이 빠지고 투자 사무실이 들어왔다"며 "투자 회사에 다닌다는 사람들이 와서 투자를 권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예전에 본 사무실은 기도원이라서 방석을 깔아놓고 기도하는 곳이었는데 싹 빠지고 책상이나 소파가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며 "이후 투자회사 다닌다는 사람들이 외제차를 타고 와서 몇 시간씩 있다가 가고 그랬다"고 전했다.
급하게 사무실을 떠났는지 해당 사무실에는 슬리퍼(실내화) 10여켤레와 종이봉투 등이 널브러져 있었고 책상 등 사무용품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해당 사무실과 관계자들 명의로 된 업체와 주거지 등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고 있다. 수사 대상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골프업체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골프 레슨비 등을 결제하는 방식으로 주식 투자 수익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투자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해당 휴대전화로 통정거래를 하고 주가를 조작한 의혹을 받는다. 통정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미리 정해두고 일정 시간에 서로 주식을 사고파는 불법 매매 행위다.
금융위는 앞서 24일 외국계 증권사 SG증권을 통해 대량 매도 물량이 발생한 일부 종목 주가가 급락한 사태와 관련해 일당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에도 다우데이타, 대성홀딩스, 삼천리, 서울가스, 선광, 세방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금융위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들을 분석한 뒤 관계자들을 조사할 예정이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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