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주민들도 대탈출 '북새통'...생화학전 공포 우려
[앵커]
군벌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는 수단에서 외국인들에 이어 수단 주민들도 대탈출을 위해 국경지대로 몰리고 있습니다.
군벌이 국가 보건연구소를 장악하며 생화학전 공포까지 확산하는 가운데 의료 서비스 부족으로 추가 피해가 우려됩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단 주민들이 고국을 빠져나가기 위해 항구에 몰려들었습니다.
어린아이들도 아침부터 짐을 쌌습니다.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오로지 수도 하르툼을 벗어나기 위해 며칠씩 버텨야 했습니다.
[아스마 하마드 / 수단 시민 : 물도 없고, 전기도 없고,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것도 없고 늙은 저는 약도 못 구합니다. 우리는 나흘 동안 이렇게 길바닥에 앉아 있었어요.]
수단 주민들은 외국인들의 대피가 끝나면 싸움이 더 격화되고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군벌 세력이 국립병원체 연구실을 장악해 생화학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며 국경지대로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박 탑승의 우선권이 외국인에게 있는 데다 중간 교통비용도 하루가 다르게 폭등해 고통은 커져만 갑니다.
[카람 / 수단 시민 : 버스 티켓에 반영된 휘발유 가격이 크게 인상됐습니다. 매일 오르고 있습니다. 계산하면 약 700% 올랐어요.]
세계보건기구, WHO는 이런 상황에서 식량과 의료 서비스 부족으로 수단의 민간인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 WHO 사무총장 : 수도 하르툼에서는 의료 시설의 61%가 문을 닫았고 16%만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WHO는 군벌이 점령한 연구실이 어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도 평가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는 소아마비와 홍역 등 인체에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체 샘플이 보관돼 있습니다.
[마이클 라이언 / WHO 비상대응 팀장 : 실험실 직원이 강제로 실험실을 떠나고 훈련받지 않은 사람들이 실험실에 들어올 때 항상 위험이 따르지만, 위험은 주로 개인이 우발적으로 병원균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유엔 조사결과 지금까지 수단 분쟁으로 사망한 사람은 460여 명, 부상자는 4천여 명이지만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YTN 김선희입니다.
YTN 김선희 (sun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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