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의 ‘4연패 탈출, 시리즈 스윕, 선두 탈환’ 순간에는 언제나 오태곤이 있었다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전천후 야수 오태곤(32)의 알토란 같은 활약이 SSG를 선두 자리로 이끌고 있다.
오태곤은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맹타를 휘둘러 팀의 5-3 승리를 도왔다.
오태곤의 이날 활약은 경기의 흐름을 확 뒤바꿔 놨다. SSG가 0-3으로 끌려가던 4회. 오태곤은 앞서 무실점 투구를 하고 있던 LG 선발 김윤식을 상대로 시즌 2호 홈런을 때리며 쫓아가는 득점을 만들었다.
자칫 주도권이 완전히 넘어갈 수 있던 상황에서 오태곤이 작은 균열을 만들었다. 이어지는 5회 공격에서 SSG 타자들은 마운드에서 흔들린 모습을 보인 김윤식과 구원 김진성에게 4점을 더 뽑았다. 이때 오태곤도 1사 1·2루에서 김진성을 상대로 1타점 적시 2루타를 쳤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2023시즌 오태곤의 타격감이 심상치 않다. 붙박이 주전이 아닌 탓에 타순 변동이 크고 수비 위치 또한 1루수와 우익수를 오가고 있지만, 팀이 자신에게 부여한 역할을 200% 해내는 모습이다.
오태곤의 시즌 타율은 0.350(40타수 14안타)으로 팀 내 3위, OPS(출루율+장타율)는 0.997로 가장 높다.
지표만 좋은 게 아니라 영양가도 있다. 오태곤의 올 시즌 첫 홈런은 지난 20일 KT전에서 나왔는데, SSG가 3-2로 달아나는 역전 홈런(1점)이었다. 중요한 순간에 나온 오태곤의 ‘한 방’에 힘입어 SSG는 지긋지긋한 4연패를 끊었다.
지난 23일 키움전에서 오태곤은 8회 1점 차 리드를 3점으로 벌리는 2타점 적시타를 때리기도 했다. SSG는 키움과 주말 3연전을 ‘스윕’했다. SSG가 LG의 선두 자리를 재탈환한 전날 경기에서도 오태곤은 훨훨 날았다.
2010년 롯데에 입단한 오태곤은 KT를 거쳐 지난 2020년 SSG의 전신인 SK로 이적했다. 내야와 외야 수비를 전부 커버할 수 있는 범용성에 준수한 타격 능력으로 그는 10년 넘게 프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개의 장점이 있지만, 단 하나의 강점을 증명하지 못해 지금껏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오태곤은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와 상황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지난해 SSG는 오태곤과 4년 총액 18억 원의 FA 계약을 통해 그에게 믿음을 보냈다. 오태곤은 구단의 믿음을 뛰어난 성적으로 보답하고 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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