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GOP 신병 상습 폭언 당해 정신병원 치료까지 받아”

김송이 기자 2023. 4. 2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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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27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육군 병사 간 발생한 가혹행위를 인지한 육군 간부들이 피해자를 방치한 사건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육군 GOP 부대에서 신병을 대상으로 상습적인 가혹행위와 폭언이 있었지만 군 간부와 당국이 피해자를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27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8월 말 육군 제5사단 GOP에서 전입 신병이 괴롭힘을 당했고, 소속대 간부들이 인권침해 상황을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피해자 A 이병은 업무에 미숙하다는 이유로 B 상병의 폭언을 들었다. B 상병은 A 이병이 업무에 대해 질문하면 “닥치고 기다려라”거나 “내가 가르쳐주지 않았느냐”며 화를 내고 욕설을 했다.

근무 중 발생한 A 이병의 실수로 인수인계 기간이 길어지자 B 상병은 의자를 발로 밀치며 화를 냈다. 또 ‘앞으로 실수하면 자고 있을 때 생활관 불을 켜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가 가게 할 것’이라고 겁박했다.

센터는 해당 GOP 부대 소대장이 B 상병의 폭언과 욕설을 목격하고도 묵인했고 본인도 폭언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같은 해 9월 말 괴롭힘을 인지한 A 이병의 부모가 군에 연락하자 소대장은 “가르쳐주는 상병이 답답해한다”며 B 상병의 편을 들었다. 이 소대장은 A 이병에게 부모와 면회할 때 ‘B 상병이 전출갔다고 말하라’고 거짓말을 종용했다.

센터는 실질적인 피·가해자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괴롭힘 문제가 알려진 뒤 B 상병은 GOP 내 보직이 바뀌었으나 근무 특성상 A 이병과 매일 무전으로 소통하고 같은 부대에서 생활하며 마주쳤다. A 이병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지난해 11월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다.

A 이병은 군 병원과 민간 병원 주치의로부터 자살 사고 가능성이 커 부대 복귀가 어렵다는 소견을 받았고 여단장의 안내에 따라 현역부적합심의를 신청했다. 그러나 지상작전사령부는 두 차례에 걸쳐 A 이병의 ‘계속복무’를 결정했다. A 이병 측은 B 상병을 상해죄 등으로, 중·소대장을 직권남용 등으로 고소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근무 긴장도가 높고 총기를 사용하는 GOP에서의 괴롭힘은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면서 “A 이병에 대한 방치를 중단하고 온전한 피해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육군은 “해당부대는 사안 인지 즉시 가해 병사를 분리했다”며 “현재 피해 병사 측의 고소에 따라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결과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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