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 출신 지휘 거장’ 헤레베허 “악보의 내면 연주하는 게 가장 중요”
“지휘자는 무엇보다 분석적인 사고력이 있어야 하고,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지휘를 (잘) 할 수 있습니다. (정신의학을) 공부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벨기에 출신인 헤레베허는 의사 아버지와 음악가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인간 본성에 관심이 많아 정신의학을 전공했고 의대생이던 1980년 고음악 앙상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단하기도 했다. 정신과 의사를 하다 흥미가 잃자 음악에만 전념하고 있다. 그는 옛날 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와 기법으로 연주하는 고음악 전문 지휘자로 음악사적으로 타당하고 철저한 분석을 거친 음악을 추구한다.
초창기에는 바흐를 중심으로 바로크 음악을 연주했지만 음악적 지평을 넓히고 싶어지면서 마흔 살 무렵부터 고음악만 고집하지 않고 고전·낭만주의에 이어 현대음악까지 관심 영역을 확장했다.
헤레베허는 고음악의 핵심이 ‘명료성’에 있다고 했다. “시대악기(곡이 탄생한 시대의 악기)로 연주하는 것은 음악을 역사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인데 음악적으로는 명료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나와 내 동료들의 비전과 목표는 구시대적이지 않은 것이었어요.”이라며 고음악이 옛 음악을 단순히 그대로 재연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조화롭게 연주하고 악보대로 연주하는 것, 악보에 담긴 정신적 의미를 이해하는 것을 지휘할 때 중요한 3가지로 꼽았다. “그 중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합니다. 악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다른 견해를 가진 음악가들이 있어요. 결국 오케스트라는 합심해(다른 견해를 조율해) 악보의 내면을 연주해야 합니다.”
이들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두 곡 모두 긍정과 희망의 정서로 고난과 시련을 딛고 일어나는 ‘인간의 승리’를 담고 있어요. 어떤 면에서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과도 비슷하죠. 또 한국 젊은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와 열정으로 인해 에너지 가득했던 공연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라요. 이번 공연도 기대가 됩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