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에 밀리고, 수도권에 치이고···상위권대 정시 합격 ‘지방 고3’ 한자리 수
정시모집 주요대 합격자 수도권·N수생 쏠림 심화
최근 4년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정시모집 합격자 중 ‘지방 소재 고3 재학생’ 비율이 한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사교육 영향이 가장 적고 공정할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정시모집에서 가장 유리한 수험생은 사교육을 받기 쉬운 수도권 재학생과 이른바 ‘N수생’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27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책연구단체 교육랩공공장과 함께 2020~2023학년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정시모집 합격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 기간 3개 대학에 합격한 수험생 중 서울·경기·인천 외 지방 소재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은 7.9%를 차지했다. 정시 합격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수도권 소재 고등학교 재학생이거나 N수생이라는 뜻이다. 대학별 지방 고3 합격자 비율은 서울대 7.9%, 연세대 6.9%, 고려대 9%로 모두 한자릿수였다.
‘조국 사태’ 이후 수시모집이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2020학년도부터 서울 주요대학 정시모집 비율이 40%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정시가 확대되면서 되려 지방 출신 고교 재학생이 상위권 주요대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좁아진 셈이다.
조사에서는 정시모집 합격자의 수도권 쏠림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정시 합격자 중 서울 소재 고등학교 출신은 42.1%, 경기 소재 고등학교 출신은 29.5%를 차지했다. 전국 고등학생 중 서울 소재 고등학교 학생의 비율은 16.4%, 경기는 27.0%다.
N수생 강세는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3개 대학 정시 합격자 중 N수생은 61.2%였고 고3 재학생은 36.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2018학년도 N수생 비율(53.7%)보다 7.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N수생 가운데 삼수생 이상도 19.9%나 됐다. 노정은 교육랩공공장 연구위원은 “학교 교육에 의존하는 고3 재학생에 비해 졸업생은 수능에 유리한 과목만 사교육으로 대비해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강득구 의원은 “지역 간 격차와 부모 경제력에 의한 격차에 따라 점수가 결정되는 수능을 그대로 두고서는 미래사회를 위한 교육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다는 교육현장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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