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력평가 성적 유출은 해커 소행, 유포한 재수생 구속

경기남부경찰청 전경/조선DB

지난해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정보를 온라인에 유포한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정보통신망법(개인정보유출) 위반 혐의로 20대 A씨를 구속하고, 20대 B씨 등 5명을 붙잡아 수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한 한 해커로부터 학력평가 성적자료를 건네 받고 B씨와 공모해 자신들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이를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교육청 서버를 해킹해 빼낸 학력평가 성적 자료를 A씨에게 건넨 해커를 쫓고 있다.

재수생인 A씨와 B씨가 공동운영하는 대화방은 많은 수험생과 대학 수험자료를 공유하는 채널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커가 활동이 많은 해당 대화방을 선택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대학 입시 학원들의 수험자료를 이 대화방에 불법으로 게시한 정황도 발견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교육청 서버를 해킹해 학력평가 성적 자료 등 다양한 교육청 정보를 소지한 10대 C군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C군은 경찰에서 “실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2 성적표 몽땅 봤다’는 글을 올린 D씨는 이 사건과 관련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이 발견돼 성폭력 처벌법상 불법 영상물 소지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에 개인정보를 유포하거나 이를 공유·재가공하는 행위 또한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그래 내가 고2들 성적표 몽땅 봤다ㅋㅋㅋ”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인터넷상에 ‘2학년 개인성적표 전체’라는 제목의 파일이 유포됐다.

이 파일에는 경남·충남교육청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교육청 관내에서 이 시험에 응시한 고2 학생 27만여명의 학교와 이름, 과목별 원점수와 표준점수 등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