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판 '스즈메의 문단속'?….국토 520㎞ 횡단한 집고양이

기사내용 요약
영국 플리머스대학교 창문에서 3시간 넘게 고립
청소업자에 구조…520㎞ 떨어진 입스위치 출신

[서울=뉴시스] 영국의 한 고양이가 자신의 집에서 무려 520㎞ 떨어진 대학 건물에서 붙잡혔다. 사진은 대학 건물에 고립된 고양이의 모습(왼쪽)과 마찬가지로 규슈-도쿄 사이 1000㎞ 거리를 횡단한 '스즈메의 문단속' 등장 고양이 '다이진(오른쪽)' (사진=페이스북) 2023.04.2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한 영국 고양이가 집에서 520㎞ 떨어진 장소에서 붙잡혔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 등장하는 고양이 '다이진'은 규슈 미야자키현에서부터 도쿄 시내까지 약 1000㎞를 횡단하며 주인공 일행을 따돌린다. 그런데 2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미러에 따르면 한 겁많은 집고양이 역시 집에서 무려 520㎞ 떨어진 대학 건물 창문에서 붙잡혔다.

지난 24일 오후 영국 플리머스대학교의 한 건물 창문에서 겁에 질린 고양이 한 마리가 발견됐다. 주위 행인들과 함께 고양이를 처음 발견한 조 바비(30)는 곧장 대학 시설팀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창문까지 안전하게 닿는 사다리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후 조는 인근 소방서에도 고양이가 높은 건물에 고립돼 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소방서 역시 "사건 발생 후 24시간이 지나야 있어야 소방 인력을 배치할 수 있다"라는 설명과 함께 당장 출동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렇게 3시간이 넘는 긴 시간 높은 건물 위에서 떨고 있어야 했던 고양이를 구조해 준 것은 인근에서 창문 청소 업체를 운영 중이던 에런 그리피스였다. 사람들의 신고 전화를 받고 즉시 현장으로 달려온 에런은 고층 창문용 사다리를 타고 순식간에 고양이를 구조했다.

에런은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 역시 앵무새 2마리, 개 4마리, 고양이 1마리를 키우고 있다. 건물 주변에 있던 많은 분들이 내가 영웅이라고 치켜세워 주셨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고양이의 정체는 실종 반려동물의 가족을 찾아주는 소셜미디어 페이지 '플리머스 펫 스캐너'를 통해 공유됐다. 페이지에 사연을 처음 제보한 조에 따르면 고양이의 내부 칩을 확인한 수의사들은 고양이가 영국 입스위치에서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입스위치와 플리머스는 약 520㎞ 떨어져 있다.

플리머스 펫 스캐너 관리자는 "고양이는 대학교에 재학 중인 딸을 방문하려는 부모의 차에 몰래 숨어들어 500㎞가 넘는 거리를 횡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양이는 자동차를 타고 영국 입스위치에서 플리머스까지 약 520㎞를 몰래 이동했다. (사진=구글맵) 2023.04.27. *재판매 및 DB 금지

총 1000㎞가 넘는 엄청난 거리를 왕복한 고양이는 주인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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