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보다 나빴다”…삼성전자, 한발 늦은 감산에 적자 1조원 더 키워

황민규 기자 2023. 4. 2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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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과잉재고로 평가손실액 급증…서버 시장도 냉각
D램 판매가격 20% 급락에 놀란 삼성, 뒤늦은 감산
2분기 감산 효과는 제한적…하반기엔 수요 회복 전망
“2분기 실적 바닥찍고 하반기 실적 반등 모색”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5% 감소한 6402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63조7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줄었다. 스마트폰과 가전부문에서 수익성을 개선했지만 반도체 부문 4조5,80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뉴스1

한국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둥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며 ‘반도체 쇼크’를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삼성전자가 1분기에만 4조5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SK하이닉스(영업손실 3조4023억원)보다 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한발 늦은 감산으로 D램 재고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3조7454억원, 영업이익 6402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0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5.47% 급락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영업손실이 4조58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D램 과잉재고가 반도체 실적 급락 주도

이날 열린 실적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의 실적 급락 가장 큰 원인으로 D램 수요 부진을 꼽았다. 김재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 분기 실적에는 재고평가손실이 낸드플래시 사업부터 반영됐지만 이번 분기에는 D램의 재고 평가가 반영됐고 실적 악화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대의 수요처 중 하나인 서버용 시장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사장은 “메모리 수요 약세와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해서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무엇보다 매크로 경기 불확실성에 고객사들이 보수적인 투자 운영을 하면서 서버, 스토리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더욱 둔화됐고 재고조정으로 가격이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집계에 따르면 1분기에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20% 급락하고, 낸드도 10∼15% 하락했다. 상황이 다급해진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생산조정을 발표하며 사실상 감산에 돌입했다. 앞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가 지난해 3분기, 4분기부터 감산을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대응이 늦었던 셈이다.

그 사이 삼성전자의 D램 재고치는 위험수위에 도달했고 가격하락과 함께 쌓여있는 재고의 평가손실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낸드플래시 역시 고객사의 스토리지 관련 재고가 꽉 차있는 상황에서 꾸준히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으며 파운드리사업부마저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형 고객사 이탈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사상 최악의 적자가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2분기에 바닥 찍을수도…”수요 회복 기대는 힘들어”

2분기 실적이 ‘얼마나 덜 나빠질 것’인가는 반도체 부문에 달렸지만 삼성전자는 극적인 반등을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2분기 역시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고객사들은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재고 조정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요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다만 모바일 및 PC 고객사들의 재고가 건전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고용량 스토리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다.

2분기 실적이 ‘바닥’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시장은 하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도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수요 회복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감산 효과가 2분기에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해 하반기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고 조정이 상대적으로 일찍 시작됐던 모바일, PC 등 소비자향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이 우선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시스템LSI 사업부도 하반기부터 고객사들의 부품 재고가 소진되면서 전반적으로 모바일 중심으로 회복세가 예상되고, 파운드리도 첨단 공정 중심으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부터 D램, 낸드 가격하락이 큰 폭으로 둔화되며 재고평가손실 축소로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은 2분기 바닥형성이 예상된다”며 “3분기부터 고객사의 반도체 재고가 정상수준이 진입하는 동시에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축소도 시작되는 등 재고 건전화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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